다방커피의 추억을 사는 곳⋯ ‘옛다방’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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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커피의 추억을 사는 곳⋯ ‘옛다방’으로 오세요
  • 최민준 인턴기자
  • 댓글 20
  • 승인 2022.10.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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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니어클럽서 운영 중인 ‘추억의 옛다방’
생강차(1000원)·아메리카노(2000원) 등 저렴
평균 연령 70세 시니어 31명이 교대로 운영

“젊은 사람도 커피 주냐고요? 당연하죠. 뭐 드릴까요?”

12일 오전 춘천 명동 지하상가. 회색빛으로 이어진 길 한쪽 간판에는 빨간색과 파란색 글자로 ‘추억의 옛다방’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포크송과 대추 끓이는 냄새가 1970년대 분위기를 냈다. 안쪽에서는 직원인지 손님인지 구분이 어려운 60~70대 어르신들이 20대인 기자를 보고 “어서 들어오라”며 반겨 줬다. 

추억의 옛다방(이하 ‘옛다방’)은 춘천시가 지원하는 ‘춘천시니어클럽’이 노인 복지와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운영하는 카페다. 옛다방에서는 일반 커피뿐 아니라 다방 커피‧천마차‧쌍화차 등의 메뉴를 시중 카페의 절반 이하 가격에 판매한다. 수익보다는 노인들에게 일하고 어울리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운영하기 때문이다. 박달수(72) 추억의 옛다방 사업단 단장은 “손님이든 직원이든 어르신들이 함께 여가를 보내며 어울리기 좋다”며 “집에만 있으면 축 처지기 마련인데 이렇게 나와서 일을 하니 젊고 씩씩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춘천 명동 지하상가에 있는 '추억의 옛다방'은 춘천시니어클럽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공간이다. (사진=최민준 인턴기자)
춘천 명동 지하상가에 있는 '추억의 옛다방'은 춘천시니어클럽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공간이다. (사진=최민준 인턴기자)

옛다방에서 다방 커피·율무차·생강차 가격은 1000원이고, 아메리카노 커피는 2000원에 판매한다. 가장 비싼 음료는 쌍화차로 3000원을 받는다. 아메리카노 한 잔의 경우 춘천지역 평균 가격(3275원·강원물가정보망 9월 기준) 대비 1275원(38.9%) 저렴하다. 최근 물가 인상으로 재룟값이 상승했지만,  2017년 오픈한 이후로 음료 가격을 올린 적이 한번도 없다. 최근 5일간 옛다방의 일일 평균 매출은 약 13만원이었다. 박 단장은 “어르신들은 가격이 1000원만 올라도 잘 안 사드시려고 한다”며 “물가 상승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지만 영리 목적이 아니기에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추억의 옛다방'은 2017년 개업 이후 현재까지 음료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인턴기자)
'추억의 옛다방'은 2017년 개업 이후 현재까지 음료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인턴기자)

옛다방의 구성원은 춘천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선발한다. 현재 직원은 모두 31명이고 평균 연령 만 70세다. 이들이 주 2회 4시간씩 근무하며 다방을 운영한다. 총 영업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이며 둘째, 넷째 주 화·목요일은 휴무다. 

직원들은 월 30시간 기준 만근을 하면 27만9000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시간당 9300원으로 최저임금(9160원)을 살짝 웃도는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즐거워 모두가 출근 시간을 기다릴 정도다. 직원 김점옥(75)씨는 “집에만 있는 시간이 무료해 지원하게 됐다”며 “여러 사람과 어울리고 카페 업무도 재밌어서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춘천지역 65세 이상 고용률은 30.3%에 불과하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 대부분이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옛다방은 노인 복지와 일자리를 한번에 해결하는 우수 사례로 꼽힌다. 춘천시니어클럽은 매년 말 32개 노인 일자리 사업단 중 회원 간 단합, 자세 등이 우수한 사업단을 대상으로 표창장과 1인당 3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옛다방은 2018년부터 지난 해까지 4년 연속 우수사업단에 선정됐다. 

 

'추억의 옛다방' 가격표. 모든 메뉴의 가격이 1000원~3000원 선으로 형성돼있다. (사진=최민준 인턴기자)
'추억의 옛다방' 가격표. 모든 메뉴의 가격이 1000원~3000원 선으로 형성돼있다. (사진=최민준 인턴기자)

안타까운 순간도 있었다. 가게에 자주 방문하던 손님이 얼마 동안 보이지 않았고, 며칠 후 비보가 전해진 것이다. 손님 중 노년층이 많다 보니 간혹 발생하곤 하는 문제다. 박달수 단장의 소망은 가게 구성원들과 손님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옛다방을 찾는 것이다.

박 단장은 추억의 옛다방이 삶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가 무료한 노년층에겐 이런 일 자체가 큰 즐거움이다”라고 했다. 이어 기자를 보며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니 명동 지하상가를 지나다 생각나면 한번씩 들러달라고 적어 달라”고 말하며 웃었다.

[권소담 기자·최민준 인턴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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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2022-11-30 18:06:48
애들 데리고 가보고 십네요

김*주 2022-11-28 14:38:29
어르신들 이런공간굿이네요

김*주 2022-11-28 08:27:36
이런공간 너무 좋네요

유*영 2022-11-04 09:15:43
어르신분들께서 편안히 차 마실 수 있는 찻집이네요

이*영 2022-11-04 04:49:41
옛추억이 떠오르실때마다 어르신들이 많이 가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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