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연예쉼터]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 감독상 받은 황동혁의 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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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의 연예쉼터]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 감독상 받은 황동혁의 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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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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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최근 가장 큰 뉴스를 장식한 한국인을 꼽는다면 단연 황동혁(51) 감독이다. 그는 한국어로 된 드라마로 영미권 방송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2022 에미상 시상식의 감독상을 받았다.

이것이 얼마나 큰 뉴스인지부터 보자. 에미상은 74회까지 오는 동안 비영어권 작품과 감독에게 작품상이나 감독상을 수여한 전례가 없다. 완전히 ‘그들만의 로컬’이다.

에미상은 ABC, CBS, NBC, FOX 등 미국 4대 지상파가 돌아가면서 생중계를 해오고 있었고, 이번에는 NBC에서 생중계해도 국내 시청자 대다수는 라이브 중계를 볼 수 없었다. 빌보드나 그래미, 아카데미 어워드는 국내 방송사가 현지로부터 라이브 방송물을 구입해 중계하고 있지만, 철저하게 그들만의 잔치인 에미상은 우리도 관심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콘텐츠도 앞으로 에미상에서 수상할 가능성이 높아 생중계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에미상은 왜 ‘오징어 게임’에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뿐 아니라, 기술 부문까지 총 6개 부문에서 한국이 트로피를 받게 했을까? 정답은 “안 줄 수가 없어서”다. 물론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을 받게 된 것은 콘텐츠를 전 세계에 실어 나르는 플랫폼이자 콘텐츠 유통망인 넷플릭스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미국 자본인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라 해서 에미상 감독상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오징어 게임’은 지금까지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 시간 16억5045만 시간을 기록했고, 53일간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에 올라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LA시는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Squid Game Day)로 정했다. 그러니까 국내보다 해외문화에 미친 영향력과 성과가 더 크다고 하겠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이런 현상을 가능하게 한 사람은 황동혁 외에도 김지연 제작사 대표, 배우, 스태프 등 다양하지만 한 사람을 꼽으라면 황 감독이다. 그는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까지 하기 때문에 작품 수가 그리 많지 않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 속 박해수(조상우 역)처럼 홀어머니 밑에서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가난하게 자란 영화학도였다. 서울대 신문학과 90학번인 황 감독은 미국 USC(남가주 대학)로 영화를 공부하러 유학을 가려고 했지만 등록금 마련이 여의치 않자 주변 사람들을 향해 자신에게 펀딩하라고 했다.

자신이 만든 영화가 성공하면 투자금을 더 불려주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와 대학원생, USC 한인 동문들이 십시일반 그를 위해 펀딩(?)해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황 감독은 앞으로도 글로벌 크리에이터로 기대가 크다. 어차피 글로벌이 대세라면 한국적인 것을 살리면서 보편적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한다.

김은희 작가가 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도 할리우드 B급 좀비 장르물의 형식에 한국의 궁(宮)과 배고픈 민초 좀비, 혈연에 집착하는 권력자 좀비 등 상반된 두 가지 좀비가 K콘텐츠로서의 매력을 발휘했다. 

‘수리남’은 콜롬비아의 마약왕을 그린 ‘나르코스’와 유사한 듯하지만, 홍어 비즈니스 이야기와 사이비 한인목사의 교회 이야기, 수리남 감옥에 갇히고도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고 아들 성적을 신경 쓰는 K-가장의 모습을 잘 살려 K콘텐츠의 글로벌화에 성공했다.

‘오징어 게임’도 잔인한 게임이 부각되는 일본 영화 ‘배틀로얄’이 아니라 인생사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에 대한 경고 같은 게 들어가 있다. 단순 오락 영화가 아니라 신자유주의 무한 경쟁 사회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오징어 게임’에 대한 반응이 자본주의가 발달한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에서 크게 나왔다는 사실은 새겨둘 필요가 있다. 황 감독의 날카로운 주제 의식과 도발적 연출에 대해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마저 “그의 뇌를 훔치고 싶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황 감독은 지역적인 이야기로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는 콘텐츠의 한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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