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부터 강원도 사전투표소 194곳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도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강원도와 춘천을 이끌어 갈 인물을 뽑는 6·1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이날 오전 6시부터 춘천지역 25개 사전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대통령선거 후 약 2달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춘천지역 첫 투표에 나선 유권자들
이날 춘천 석사동행정복지센터 3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가장 먼저 찾은 유권자는 관외선거인이었다.
춘천 퇴계동 주민 홍은옥(65)씨는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새벽 5시 30분부터 석사동행정복지센터에 왔다고 밝혔다.
홍씨는 “당선될 분이 순조롭게 행정을 잘 이끌어 가셨으면 좋겠다”며 “당파 싸움 같은 것 없이 충실하게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뒤를 이어 투표를 마친 엄관용(59)씨도 미래의 강원도지사와 춘천시장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엄씨는 “춘천은 정치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행정가가 필요하다”며 “시민들도 대통령선거와는 다른 관점에서 당보다는 능력 있는 사람이 당선돼 시민과 도민을 위해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돌아다녀 보니까 나이 드신 분들도 의식이 많이 바뀌셨더라”며 “전 시장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여당 후보를 뽑아서 힘을 실어야 한다’는 개념보다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시나 도 발전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새벽부터 투표소로 향한 고령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6시 후평3동 사전투표소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송자(83)씨는 “본투표 하는 날에는 개인 일정이 있어 투표하기 어려울 것 같아 오늘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이상빈(73)씨는 “뽑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아침 일찍부터 나왔다"며 "힘을 실어주고 오겠다”며 투표소 계단을 올라갔다.
▶지방선거 투표는 처음이에요!
고령화율이 20%를 넘는 초고령동네 중 하나인 효자2동의 사전투표 열기는 지난 대통령선거보다 저조한 모습이었다.
지난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도 봉사하고 있는 박인숙 선거관리원은 ”지난 투표 때는 새벽부터 오전까지 어르신 투표자로 긴 줄이 유지됐었는데 이번에는 오전에 잠깐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들만 줄을 섰다가 한산하다“고 말했다.
20대 청년들이 단체로 사전투표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강원대 생명과학과 연구실 학생 6명은 이날 오전 효자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함께 투표했다. 이들은 투표용지가 많고 뽑을 후보가 많아 힘들다고 토로했다.
임윤지(21)씨는 ”대통령선거에 이은 두 번째 투표인데 그때와 달리 선택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서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요한(25)씨는”강원도지사선거와 춘천시장선거는 후보와 공약에 대해 알아보고 왔는데 잘 모르는 선거는 아예 투표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침 일찍 사전투표소를 찾은 사람들 중에는 지방선거 투표가 처음이라는 유권자도 있었다.
박기연(25)씨는 “사실 지방선거 투표는 처음 해본다”며 “투표용지가 많아서 되게 놀랐다. 현수막에 걸려 있는 사람들도 되게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집으로 온 선거공보물을 보고도 이들의 공약과 관련된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아 따로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했다”며 “그러면서 선거를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어서 정당이 이렇게 많은지도 몰랐다”며 “당의 이름을 알리러 나오신 분들도 있는 것 같다. 그렇기보다는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운동 후 투표 어때요?
이른 시간 운동을 마치고 사전투표소에 들러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시민도 만나볼 수 있었다.
박성진(38)는 “일찍 와서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에 운동하면서 투표소로 왔다”며 “제가 지지하는 정당이 지지율이 좀 낮다고 해서 투표를 안 하면 오히려 제가 원하는 사람이 당선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상식에 맞게끔 나라를 운영해줬으면 좋겠다”며 미래의 당선인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소중한 한 표 행사하고 일터로
지방선거 사전투표 당일 출근을 위해 일찌감치 투표소를 찾은 시민도 있었다.
강남동행정복지센터 1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나영우(50)씨는 “이번 투표로 지역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좋은 분들이 당선돼 잘 이끌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씨는 “춘천은 참 살기 좋은 동네다.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외부인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을 정도로 유원지가 많이 활성화되지는 않았다”며 ”그런 것들이 활성화되면 인구나 관광객 유입이 늘 것이고 그럼 춘천도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군 장병들도 소중한 한 표 행사
춘천권역에 주둔하는 군 장병들도 유권자 권리를 지키고자 사전투표장으로 향했다.
춘천시 신북읍 사전투표소가 마련된 신북읍 행정복지센터에는 이날 오전부터 장병들을 태운 버스가 잇따라 도착했다. 열을 맞춘 20대 초반 장병들은 간부 인솔에 따라 신분증을 손에 들고 투표소로 향했다.
2군단에 따르면 이날 장병 2000여명이 춘천지역 내 사전투표소 9곳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전·현직 대통령, 부부 동반 사전투표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서울 용산구 용산구의회에 마련된 이태원 제1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낮 12시쯤 사전투표소에 왔다. 윤 대통령은 남색 정장을 착용했고, 김 여사는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바지를 입었다. 김용현 경호처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강인선 대변인 등이 사전투표에 동행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함께 기표소에서 나와 투표함에 투표용지가 든 봉투를 넣고 기념 촬영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는 퇴임 이후 처음으로 사전투표에 나섰다.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하북면주민자치센터 사전투표소를 찾은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문 전 대통령은 푸른색 재킷에 회색 바지를 착용하고, 김 여사는 문 전 대통령보다 짙은 푸른색 계열 정장 차림으로 투표장에 왔다.
한편 3선 연임이 제한된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이날 오전 춘천시 교동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배상철·한승미·박지영·이정욱·허찬영 기자 bsc@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