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물가 체험기] 하. 만두·핫도그, '간편식 vs 전문점'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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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高물가 체험기] 하. 만두·핫도그, '간편식 vs 전문점' 무승부

    코로나, 조리기구 보편화로 냉동 등 간편식 인기
    직접 만두, 핫도그 냉동과 전문점서 구매 후 비교

    • 입력 2022.05.02 00:02
    • 수정 2022.05.09 10:53
    • 기자명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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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편식 무서운 성장세
    냉동식품 등 가정간편식(HMR)은 어느새 모든 가구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집밥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은 물론, 큰 부담으로 꼽히던 조리나 뒷정리 과정 등을 크게 생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부의 ‘2021년 가공식품 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냉동 만두, 피자를 비롯한 가공식품을 주 1회 이상 구매한다고 응답한 가구는 68.4%에 달했다. 간편식 구매 이유 1위는 ‘조리하고 번거롭고 귀찮아서’가 25.9%로 가장 많이 답했다.

    가정 내 에어프라이어 보편화도 간편식 열풍을 부채질했다.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간편식이 나올 정도다. 홀로 사는 기자도 최근 에어프라이어를 사고 음식 맛과 뒷정리의 편리함에 이른바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을 체감했다. 에어프라이어는 뜨거운 바람으로 빠르게 음식을 가열해 수분 손실을 막으면서 내부를 익히는 조리기구로 편리하게 더 맛있는 음식 조리를 가능케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어프라이어 등으로 가정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열풍이 불고 있다.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에어프라이어 등으로 가정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열풍이 불고 있다.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여기에 코로나19 이후로 외식을 꺼리고 집밥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기업들도 제품을 다양화하고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즉석조리식품 생산량은 지난 2016년 25만8025t에서 2020년 61만7846t으로 2.5배 가까이(139.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생산액도 6104억원에서 1조7387억원으로 3배가량(184.8%) 늘어났다.

    그러나 간편식 역시 급격한 물가 상승세와 함께 비싸지는 추세다. 앞서 지난 2월 CJ제일제당, 풀무원, 동원 F&B는 줄줄이 냉동만두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간편식의 장점으로 꼽히던 ‘저렴함’이 사라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원대학교 재학생 이모(28)씨는 “요즘 냉동식품은 가짓수가 많아졌지만, 가성비의 측면에서는 사 먹는 비용과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두, 전문점보다 냉동이 ‘약간’ 저렴
    기자는 직접 냉동만두와 전문점에서 만두를 각각 구매했다.

     

    기자가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냉동만두(왼쪽)와 전문점에서 구매한 만두. (사진=정원일 기자)
    기자가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냉동만두(왼쪽)와 전문점에서 구매한 만두. (사진=정원일 기자)

    기자가 춘천 온의동의 한 마트에서 산 냉동만두는 400g짜리 두 묶음에 8480원이었다. 포장을 뜯어보니 한 봉지에 10개씩 총 20개가 들어있었다. 1개당 424원인 셈이다.

    반면 집 근처 만두 전문점의 경우 냉동만두와 비슷한 크기의 고기만두 10개가 5000원으로, 1개당 500원 정도에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냉동식품별로도 가격 차이가 있고, 만두 전문점 별로도 크기 등에 따라 조금씩 값이 다르지만, 비슷한 외형을 가진 두 제품을 단순 개수로만 비교했을 땐, 냉동만두가 약간 더 쌌다.

    간편식인 만큼, 조리과정도 간편했다.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10분만 기다리면 먹음직스러운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만두가 탄생했다. 만두 전문점의 경우 주문 후 6분 정도가 소요됐다. 시간상으로는 차이가 크지 않았다.

    반면 맛에 있어선 기자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전문점이 조금 더 우세하다고 느껴졌다. 간편식의 질도 향상됐지만, 만두피나 속 재료, 식감 등은 전문점 사장님이 직접 만든 만두가 입맛에 맞았다.

    그러나 냉동만두의 경우 먹을 만큼만 조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음식점 만두는 늦은 밤이었지만 다음날까지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생각에 10개를 다 해치워야 했다. 하지만 냉동 만두의 경우 원하는 만큼만 덜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넣어놔도 맛의 변화가 거의 없다. 남는 음식이 고민인 1인 가구의 입장에서 뒤처리 부담이 없는 셈이다.

    ▶핫도그, 냉동이 가격 우위, 구성과 맛은?
    간편한 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핫도그는 어떨까.

    집 앞 마트의 간편식 판매대에서 기본 핫도그와 모차렐라 치즈가 들어간 핫도그를 한 봉지씩 구매했다.

    기본 핫도그의 경우 540g(6개)에 7980원, 치즈 핫도그의 경우 400g(5개)에 8480원이었다. 1개당 가격을 계산하면 각각 1330원, 1696원이다.

    반면 춘천 효자동의 한 핫도그 전문점의 경우 기본 핫도그는 1500원, 치즈 핫도그는 2300원 정도다. 두 제품 모두 냉동 핫도그가 조금 더 저렴했다.

     

    기자가 직접 구매한 핫도그 전문점 제품(왼쪽)과 냉동 제품. (사진=정원일 기자)
    기자가 직접 구매한 핫도그 전문점 제품(왼쪽)과 냉동 제품. (사진=정원일 기자)

    그러나 소스나 설탕 등을 고려하면 가격 차이가 좁혀진다.

    전문점은 핫도그를 구매할 때 설탕은 물론 케첩 등 소스를 기본 제공했다. 이는 기자가 방문한 매장뿐 아니라, 지역 내 상당수의 핫도그 전문점도 같았다. 그러나 냉동 핫도그는 별도로 소스나 설탕 등을 구매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기자는 ‘생 핫도그’를 먹어야 했다.

    크기나 맛에 있어선 역시 핫도그 전문점이 우세하다고 느껴졌다. 전문점의 핫도그 크기는 육안으로도 확인될 정도로 냉동 핫도그를 압도했다. 반면 냉동 핫도그의 경우 특유의 밀가루 맛이 느껴졌고, 바삭함이 갓 튀긴 제품에 비해 덜했다.

    그럼에도 냉동 핫도그는 ‘손에 잡히는 데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느껴졌다.

    핫도그 전문점의 경우 기자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차로 왕복 15분 걸렸다. 섣불리 나가기엔 망설여지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배달을 시키면 전문점 핫도그의 가성비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유명 배달 앱을 확인한 결과, 핫도그 전문점들의 배달 최소금액은 1만2000원~1만3000원에 달한다. 한 번 시킬 때 최소 6~7개 정도를 시켜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내야 하는 배달 팁을 더하면 핫도그를 한 번 시킬 때 2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써야 한다.

    결론적으로 기자는 집 인근에 핫도그 전문점이 있다면 전문점을 이용할 듯싶다. 그러나 거리가 멀다면 냉동식품의 매력도 충분하다. <끝>

    [정원일 기자 one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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