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 대출 금리 4% 후반대···차라리 ‘월세’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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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자금 대출 금리 4% 후반대···차라리 ‘월세’ 산다

    저금리 시대 끝, 전세 대출 이자 4%대
    춘천 전월세 전환율 4.7%, 전년 대비 ↓
    대출 vs 월세, 아직은 전세가 다소 유리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월세 선택 多

    • 입력 2022.02.05 00:02
    • 수정 2022.02.08 00:03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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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0년 7월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전세 공급이 줄어들고, 최근 전세자금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춘천에서도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S투데이 취재 결과와 국토교통부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달 춘천 내 아파트 전·월세 거래 294건 중 월세 거래는 75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25.5%를 차지했다. 전세 거래는 219건으로 74.5% 수준이다.

    일부 신축 아파트 단지는 월세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높다. 후평동 우미린 뉴시티의 경우 지난달 전·월세 거래 6건 중 3건, 후평동 일성 트루엘 더퍼스트는 8건 중 3건이 각각 월세 거래였다.

    집주인은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전세 세입자를 꺼리게 됐고, 세입자 입장에서도 전세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 계약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춘천지역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4.7%로 최근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서울(4.1%)과 경기(4.4%) 등에 비해 전·월세 전환율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됐지만, 1년 전(5.0%)보다는 0.3%p 하락했다.

     

    춘천지역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 (자료=한국부동산원)
    춘천지역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 (자료=한국부동산원)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 계산하면, 춘천에서 보증금 1억원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 470만원을 12개월로 나눈 39만1600원이 월세 부담액이 된다. 임차인은 2년간 940만원의 월세를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본지는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사이트를 통해 1억원의 전세자금 대출 시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월 상환액을 추산했다. 그 결과, 현재 시중은행에서 임차인이 전세자금을 대출했을 때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은 춘천지역 전·월세 전환율을 통해 추산된 월세액보다는 적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대출금액 1억원과 대출 기간 2년, 변동금리에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금융 상품별 최고금리를 적용하면 KB국민은행의 KB주택전세자금대출(당월 최고금리 4.92%)을 통해 전세자금 1억원을 마련할 경우, 원금을 제외한 대출 비용은 784만원으로 추산됐다. 하나은행의 하나전세금안심대출(당월 최고금리 4.95%)을 이용한다면, 원금을 제외한 이자 비용은 748만원 수준이다.

    2년간의 월세 부담금보다는 전세대출 이자 비용이 100여만원 저렴한 셈이지만, 향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이 남아 있어 임차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민이 춘천 온의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시민이 춘천 온의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최근 석사동에서 보증금 500만원과 월세 40만원에 방을 계약한 이모(28) 씨는 “대출을 포함해 8000만원부터 1억원 수준의 투룸 전세를 알아보려고 했지만, 적당한 매물을 찾기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해, 일단 1년간은 월세로 더 살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또 전·월세 상한제 영향으로 전셋값 인상률이 5%로 묶이며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도 한몫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춘천의 경우 입주 예정 아파트를 중심으로 임대 매물이 쏟아지면서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된 전·월세 물건은 958건으로 1년 전(317건)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투자 목적의 수요가 컸던 온의동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1개 단지에서만 300여건이 넘는 전세물건이 쏟아진 영향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매물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실제 거래가 성사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서 확인 가능한 춘천지역 아파트 전세 거래는 지난달 219건으로 전년 동월(245건)보다 26건(10.6%) 줄었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전세 계약에 신중해진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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