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서도 전공의 수련한다…경증환자 상급병원가면 본인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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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서도 전공의 수련한다…경증환자 상급병원가면 본인부담↑

    대형병원 '전공의 의존' 타파하고, '전문의 중심' 유도
    의료개혁특위 2차 회의…상급종합병원은 중증·필수진료 집중
    '필수의료 수가' 집중 인상…의사 법적부담 완화 등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 입력 2024.05.10 13:27
    • 기자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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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대학병원[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상급종합병원 같은 대형병원뿐 아니라, 지역 종합병원이나 의원에서도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전공의 수련 체계에 메스를 댄다.

    환자들이 일단 큰 병원부터 찾아 상급종합병원과 동네의원이 경쟁하는 구조를 없애기 위해 각급 의료기관의 역할을 명확하게 분담한다.

    필수의료의 의사 부족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보상체계를 개편해 저평가된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를 집중적으로 인상한다.

    정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6개 부처 정부위원과 민간위원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 전공의, 종합병원 아닌 '의원'에서도 수련한다

    특위는 이날 회의 후 "전공의가 상급종합병원, 지역종합병원, 의원에서 골고루 수련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 협력 수련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수련 중 지역·필수의료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상급종합병원에서 도제식으로 수련을 받으면서 과도한 근무 시간에 시달리고, 병원은 전공의들에게 과잉 의존하는 지금의 수련 체계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따르면 수련병원은 복지부 장관이 의료기관,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보건관계기관 중 지정하도록 돼 있어 현행 법체계에서도 다양한 의료기관이 수련병원 역할을 할 수 있다.

    수련체계 개편에 따른 비용은 정부 재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위는 이런 체계 개편이 단시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상급종합병원을 점차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도 집중 검토한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단일 전문과목 수련병원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수련병원은 모두 248곳이다.

    이 가운데 서울시내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를 포함한 주요 100개 병원에 전체 전공의(1만3천여명)의 95%가 근무해왔다.

    근로시간 단축 등 국가 차원의 전공의 수련·교육 계획도 수립하고, 병원별 수련환경 평가를 강화해 수련병원 지정 및 전공의 배정에 반영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 경증환자 상급종합병원 가면 본인부담↑…의사 소견서도 명확해야

    기형적이었던 의료공급·이용 체계를 정상화해 의료기관 급별 역할도 명확히 구분한다.

    의료기관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환자들은 중증도와 상관없이 대형병원부터 찾아간다. 경증 외래 환자를 두고 상급종합병원과 의원이 경쟁하는 구조인데, 여기서 탈피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이 환자의 질환과 중증도에 맞춰 명확히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는 의료 공급체계를 구축한다.

    상급종합병원 등 3차 의료기관은 중증·필수진료 기능에 집중한다.

    2차 의료기관은 응급·중증진료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수술을 하는 '포괄 종합병원', 특정 중증질환 진료에 강한 '특화 강소병원', 아급성(급성과 만성의 중간) 진료 중심의 '회복기 병원' 등으로 기능을 나눠 육성한다.

    시범사업을 통해 이런 육성 체계를 도입, 우수·거점병원을 지정하는 등 대상 의료기관을 단계적으로 확대한 뒤 전면 적용을 검토한다.

    경증 환자나 2차급 병원 의뢰서가 없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경우 본인 부담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한다.

    의뢰서도 종이가 아닌 의사의 명확한 소견을 포함한 전자의뢰서로 단계적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 저평가된 중증·필수의료 보상 높인다…'기능중심 보상' 전환

    필수의료 분야에서의 의사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해 더 큰 보상을 주는 방식의 보상체계 개편도 박차를 가한다.

    정부는 앞서 2028년까지 필수의료 분야에 10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위는 보상 강화 대책의 구체적 추진방안을 논의하고, 보상체계 개편을 검토한다.

    특히 수가(의료행위 대가) 개선이 필요한 항목 가운데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이 우선 개선되도록 하고, 의료비용 분석조사를 기반으로 저평가된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를 집중적으로 인상한다.

    현행 의료기관 종별 가산금(7천억원)과 의료 질 평가 지원금(8천억원), 적정성 평가 지원금(300억원)을 통폐합해 기계적 종별 가산이 아닌 '기능 중심 보상'으로 보상체계를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진료량을 늘리는 것이 아닌, 중증도에 맞는 환자를 효과적으로 진료하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평가 체계를 전면 재정비한다.

    ◇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필수의료에 의료사고 보험료 지원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와 관련해 환자의 충분한 권리 구제를 위해 의료분쟁 조정·중재 제도 혁신을 모색한다.

    분쟁 조정절차 개시 요건을 확대하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위원에 대한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인다.

    중재원에 따르면 2019~2023년 이 기관에 접수된 조정신청 1만1천407건 가운데 각하 건수는 3천881건(각하율 34.0%)에 이른다.

    정부가 올해 2월 마련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에서 환자 권익 증진과 의사 보호를 조화시키는 방안도 모색한다.

    필수의료 진료과 중심으로 의료사고 보험료 지원을 검토하고, 피해자 소통·상담, 의료기관 안전관리를 지원할 '의료기관 안전공제회'(가칭) 기능과 역할도 구체화한다.

    한편 특위는 개혁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산하에 ▲ 의료인력 ▲ 전달체계·지역의료 ▲ 필수의료·공정보상 ▲ 의료사고안전망 등 전문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노연홍 의료개혁특위 위원장은 "정부·의료계·국민 간 신뢰 형성을 위한 첫걸음으로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우선 개혁과제를 신속히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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