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가 제일 싸다고?⋯990원에 파는 신라면, 마트에선 80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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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가 제일 싸다고?⋯990원에 파는 신라면, 마트에선 805원

    중국 커머스 업체, 초저가로 국내 진출
    식료품, 생필품은 국내 업체가 더 저렴
    오프라인에서 805원인 라면, 1개당 990원 판매
    유해 물질, 배송 등 논란에 소비자 이탈

    • 입력 2024.05.08 00:09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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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초저가’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지만, 식료품과 생필품 등 분야는 오히려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보다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생필품 30개 품목을 대상으로 알리익스프레스와 국내 이커머스 간 할인이 적용된 최종 표시 가격을 비교해보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오히려 비싸게 팔고 있는 상품이 많았다.

    우선 쿠팡에서 판매하는 안성탕면 20개 묶음은 1만3070원인데 알리익스프레서에선 45.4% 비싼 1만9000원에 판매한다. 켈로그 콘푸로스트(600g) 3개 묶음 가격은 1만3390원, 코카콜라 오리지널 무라벨(370㎖) 24개들이 상품 가격은 2만1760원으로 쿠팡보다 각각 470원, 1800원 비싸다.

    취재진이 다른 제품도 살펴봤더니 마찬가지였다. 쿠팡에선 신라면 20개입을 1만4040원에 살 수 있는데 알리에서는 5760원(41%) 비싼 1만9800원에 팔고 있다. 오프라인도 알리보다 더 저렴했다. 강원물가정보망 기준 춘천지역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평균 신라면 5개 번들 가격은 4023원, 1개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805원으로 알리(990원)보다 더 싸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신라면 20개입 제품. 1개당 990원꼴로, 국내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나 춘천지역 오프라인 매장의 평균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돼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갈무리)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신라면 20개입 제품. 1개당 990원꼴로, 국내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나 춘천지역 오프라인 매장의 평균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돼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갈무리)  

    식료품이나 생필품도 마찬가지다. 큐원 하얀설탕 3㎏은 알리에서 7400원, 쿠팡 5350원에 판매 중이다. 자연퐁 주방세제 리필형 1.18ℓ의 경우 쿠팡에선 6개입을 1만9380원에 판매하는데, 알리에선 같은 제품 4개입을 2만3700원에 올려놔 가격 차이가 컸다.

    가전제품 역시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가 저렴했다. 삼성전자 갤럭시탭 S9 울트라의 경우 알리에선 218만6800원에 팔고 있지만, 옥션(198만8500원)이나 11번가(205만원) 등에선 10~20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초저가인줄만 알았던 중국 이커머스에 뒷통수를 맞은 소비자들도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알리의 제품 상세 페이지 내 구매자 질문‧답변에는 배송 지연에 대한 불만과 함께 ‘국내 온라인몰이 더 싸고 배송이 빠른데 왜 여기서 사느냐’ 등의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유통업체는 초저가를 무기로 빠르게 성장했으나, 발암 물질 논란과 배송 지연,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이탈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종합몰 앱 분야 국내 이용자 수에서 알리(858만9000명)와 테무(823만8000명)는 1위 쿠팡(3090만8000명)에 이어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해 알리는 28만2000명(3.2%), 테무는 5만7000명(0.7%) 각각 이용자가 줄어드는 등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초저가를 내세워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갈무리)
    초저가를 내세워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피신청인을 ‘알리익스프레스’로 소비자 상담이나 피해 구제를 접수한 건수는 2022년 228건에서, 지난해 673건으로 급증했다. 

    해외 직구가 대중화되고 알리익스프레스 등을 비롯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국내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공정거래위원회도 이커머스 시장 실태조사 전담팀을 꾸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고객‧입점업체의 소수 이커머스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 심화 등에 따라 거래 관행의 공정성 및 소비자 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경쟁 상황이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구조와 현황, 거래 관계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후, 올해 연말까지 보고서를 발간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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