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 된 양상추에 “햄버거 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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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한 몸 된 양상추에 “햄버거 너마저?”

    10월 이상 한파 발 양상추 대란으로 햄버거 양상추 양 줄어
    지난 1일 대비 3주만에 양상추 도매가 3배 가까이 급등해

    • 입력 2021.10.27 16:55
    • 수정 2021.10.28 14:45
    • 기자명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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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 이른 10월 한파로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불거진 ‘양상추 대란’이 춘천지역 패스트푸드점까지 덮쳤다.

    최근 춘천 후평동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는 “갑작스러운 한파로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해 양상추가 평소보다 적게, 혹은 제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었다.

    실제로 MS투데이 취재진이 직접 햄버거를 주문해 확인해본 결과, 평소와 비교해 햄버거 속 양상추가 훨씬 적게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춘천 후평동 패스트푸드 매장에 붙어있는 안내문(좌)과 양상추가 정량보다 적게 들어간 햄버거 모습. (사진=정원일 기자)
    춘천 후평동 패스트푸드 매장에 붙어있는 안내문(좌)과 양상추가 정량보다 적게 들어간 햄버거 모습. (사진=정원일 기자)

    해당 매장 직원은 “양상추 공급이 불안정해 정량의 50% 정도로 양상추를 넣고 있다”며 “대신 양상추가 포함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께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상추 대란의 파장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까지 번지면서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모(27·후평동) 씨는 “한파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임은 이해하지만, 양상추가 거의 없는 햄버거를 받아보니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상에도 양상추가 적게 들어가거나 아예 없는 햄버거를 인증(?)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채소가 없이 빵 사이에 고기만 끼워져 있는 모습에 ‘마카롱’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양상추가 대폭 줄자 온라인 상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사진=트위터 갈무리)
    양상추가 대폭 줄자 온라인 상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사진=트위터 갈무리)

    양상추가 대폭 줄어든 햄버거를 접한 누리꾼들은 “불고기 마카롱을 마주하니 당황스럽다”, “감자가 들어오니 양상추가 없어지고 온전한 햄버거 세트는 언제쯤 먹을 수 있을까”라는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본지 취재 결과, 버거킹과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 춘천지역 내 다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들은 양상추 정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효자동의 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양상추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까진 양상추를 정량대로 넣고 있다”고 밝혔다.

    ▶한파로 생산 줄며 ‘금상추’ 됐다.
    갑작스러운 10월 한파로 양상추 작황이 악화하자 양상추의 몸값도 폭등했다.

    본지가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 농넷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일 ㎏당 1475원이었던 양상추의 도매가는 한파가 찾아온 직후인 지난 22일 ㎏당 4369원을 기록하며, 3주 만에 3배 가까이(196%) 치솟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양상추가 아니라 금상추”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10월 양상추 일자별 도매가격 변화(그래픽=농넷 자료 갈무리)
    10월 양상추 일자별 도매가격 변화(그래픽=농넷 자료 갈무리)

    양상추의 가격의 정상화는 지금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26일 기준 양상추의 도매가는 ㎏당 3196원으로 한파 직후와 비교하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 1일( ㎏당 1475원) 대비 두 배가 넘는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수확기인 10월 양상추 값이 폭등하는 상황은 지난 수년간의 가격을 살펴봐도 이례적인 일이다.

    본지가 2018년부터 최근 4년 동안의 10월 양상추 가격을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0월 평균 양상추 도매가는 ㎏당 1400~1700원 수준이었다. 반면 올해 10월 평균(26일 기준) 도매가는 ㎏당 2455원으로 집계되며 50%가량 급등했다.

    [정원일 기자 one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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