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아파트 화재 초기 진화 사각지대…스프링클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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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아파트 화재 초기 진화 사각지대…스프링클러 없다

    1992년 이전 완공 아파트 스프링클러 전무
    2018년에야 6층 이상 모든 층 설치 의무화
    주민은 불안…”노후 아파트 대책 마련해야“

    • 입력 2021.09.08 00:01
    • 수정 2021.09.10 00:53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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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지영 기자)
    MS투데이가 춘천지역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8622세대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아파트에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춘천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아파트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MS투데이가 춘천지역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8622세대가 스프링클러 의무화 이전인 지난 1991년 이전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스프링클러 의무화 이후에 건설된 아파트라도 지난 2008년 이전 완공됐다면 일부 낮은 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31일 오후 9시쯤 석사동의 한 아파트 8층에서 불이 났다. 집에 있던 A(11) 군이 119에 신속하게 신고했지만, 안방에서 시작한 불은 순식간에 거실과 안방으로 옮겨붙었다. 출동한 119소방대가 불을 껐을 땐 이미 집안을 모두 태운 뒤였다. 

    앞서 지난 4월 11일에도 노후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모두가 잠든 새벽 3시쯤 퇴계동 아파트 3층에서 시작된 불길은 소방차 19대와 소방관 40여 명이 출동하고 나서야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가정집 66㎡가 전소하고, 집 안에 있던 B(53) 씨가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는 아파트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에 지어졌기 때문인데,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이상 아파트만 8622세대, 미설치 세대 많아

    이들 아파트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지난 1992년 아파트에 스프링클러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처음으로 제정됐지만, 16층 이상에만 적용됐기 때문이다. 법안이 시행된 해 완공된 석사동 아파트는 가장 높은 층이 15층이어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다. 

    지난 1999년 지어진 퇴계동 아파트는 16층부터 가장 높은 18층까지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지만, 정작 불이 난 3층은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스프링클러 의무화는 지난 2005년 아파트 11층 이상으로 대상이 확대됐고, 2018년에야 6층 이상 공동주택을 건설할 때 모든 층에 설치하도록 강화됐다. 

    주민들은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석사동에 사는 정 모(82) 씨는 ”처음 불이 났을 때, 스프링클러가 물을 뿌려주면 아무래도 피해가 적을 것”이라며 ”큰불이 나는 걸 직접 보니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6층 이상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법이 개정됐지만, 문제는 소급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화재에 취약한 노후 아파트에 대한 소방 관련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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