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앞둔 춘천] 2. 노년층 지원책 마련 ‘잰걸음’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초고령사회 앞둔 춘천] 2. 노년층 지원책 마련 ‘잰걸음’

    가파른 고령화 추세, 빠른 대처 필요 시기
    코로나19 확산, 일부 노인 프로그램 연기
    재단법인 ‘지혜의 숲’ 설립, 인생 2막 지원

    • 입력 2021.06.26 00:01
    • 수정 2021.06.29 18:03
    • 기자명 배상철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천지역 노인 인구의 증가세와 초고령 사회 진입이 임박해 지면서 춘천시도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시는 재단법인을 설립해 노년층이 인생 2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다양한 강좌 개설 등으로 필요한 정보도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가동을 시작했다.  

    또 주거환경 개선 사업과 방문 진료, 도시락 제공 서비스 등 다양한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에도 나서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는 만큼 향후 춘천시의 행보와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혜의 숲’ 설립…“노년층 건강한 삶 지원”

     

    노년층을 위한 '지혜의 숲' 개소식이 지난 3월 11일 춘천시청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축하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춘천시)
    노년층을 위한 '지혜의 숲' 개소식이 지난 3월 11일 춘천시청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축하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춘천시)

    춘천시는 지난 3월 건강한 노년 문화 조성과 노인들의 활발한 사회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재단법인 ‘지혜의 숲’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개소식에 참석한 이재수 춘천시장은 “노년층이 복지의 대상이 아닌 춘천시를 책임지는 주체가 되도록 지원하기 위해 지혜의 숲을 설립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현원철 지혜의 숲 이사장도 “고령화 추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기”라며 “춘천시는 빠른 대처로 지혜의 숲 재단을 설립했고, 우리 재단의 경우 노년층의 복지와 건강한 삶을 위한 활동을 시민과 함께 지속해서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지혜의 숲 재단은 설립 직후인 지난 4월 초부터 남춘천역 인근 아르숲 생활문화센터에서 매주 ‘신중년 노동시장의 이해’, ‘나의 인생 돌아보기’, ‘재취업 전략 수립’ 등을 주제로 무료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0회차 과정이 끝나면 각자의 진로를 설계하도록 지원한다.

    강의를 맡은 이진서 강사는 MS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이나 경기도 등 대도시와 비교하면 춘천에는 노인을 위한 강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강의를 수강는 노년층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강의 일정이 일부 미뤄졌다”며 “프로그램은 수강이 끝난 후 희망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창업이나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과정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단, 이진서 강사는 “무료로 진행하는 강의다 보니 별다른 목적이 없이 교양강좌 들으러 오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며 “수강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수업을 들으려는 동기 등을 조사하는 절차가 마련됐으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혜의 숲 재단은 남은 강의 일정을 소화한 후, 올해 안으로 2기와 3기를 모집해 강좌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노후 재무설계, 자기관리, 기부설계사양성 등의 과정도 준비 중이다.

     

    춘천 노년층 일자리 창출과 이들의 케어를 위한 택배 배송 프로그램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춘천 노년층 일자리 창출과 이들의 케어를 위한 택배 배송 프로그램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오지마을 노년층에 택배 배송, 일자리 창출도

    지혜의 숲 재단은 지난 3월부터 산골 오지마을에 거주하는 노년층 지원을 위한 택배 사업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홀로 생활하면서 택배를 받기 어려운 노년층을 위한 사업으로, 마을별 거점 장소를 경유해 각 가정으로 배송된다.

    그동안 오지마을의 경우는 택배가 집으로 배송되지 않고, 원거리에 위치한 행정복지센터 등에 맡겨두면 직접 찾아야 하는 구조였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집에서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 또 배송도 노년층이 맡아 택배를 전달하면서 나홀로 사는 이들의 안부를 묻는 것은 물론 건강도 챙긴다.

    지혜의 숲 재단은 시범 사업을 바탕으로 오지마을 택배 사업 대상지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지혜의 숲 관계자는 “노년층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택배 수령도 한층 수월해지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많은 노년층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춘천시, 다양한 정책 추진…시민 호응도 높아

    춘천시가 노년층을 위해 직접 추진하는 정책도 다양하다. 주거환경개선 가구 선정사업이 대표적이다. 정원섭(78‧효자2동) 씨는 현재 집에 화장실이 없다. 정 씨는 기초생계급여를 받고 있는 어려운 형편으로 별도의 화장실을 마련하지 못해 이동식 변기를 사용 중이다. 이 같은 사정을 접한 춘천시는 사회보장 특별지원구역 주거 환경개선사업 첫 대상자로 정 씨를 선정하고, 수세식 화장실과 온수기 설치를 지원했다.

    춘천시는 노인 돌봄 전달체계 개편 시범 사업인 ‘방문 진료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각 읍‧면 지역 13개 보건진료소와 함께 거동이 불편한 가구를 찾아가 진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기쁨더하기 요양보호센터와 다사랑실버센터, 중앙시니어종합복지센터, 운교노인복지센터, A+춘천시니어복지센터 등 5개 기관은 공동으로 근육강화를 위한 그룹 재활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춘천 5개 복지기관들이 지난 4월 19일 우두동에 거주하는 나홀로 노인 가정에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춘천시)
    춘천 5개 복지기관들이 지난 4월 19일 우두동에 거주하는 나홀로 노인 가정에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춘천시)

    이들 기관들은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제외한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 가운데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선정된 대상자는 하루 1500원을 부담하면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 점심 도시락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 혜택을 받은 시니어들이 감사 손편지를 보내 오는 등 호응도 높다. 지난달 6일, 한 시니어는 도시락 지원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낸 손편지를 통해 “나는 오늘부터 남이 해주는 밥상을 받아본 행복한 할머니”라며 “소중한 밥상이 차려지기까지 요소요소에서 애쓰고 함께 한 모든 분들이 오늘도 내일도 행복하기를 기도한다”고 전해왔다. 

    앞서 지난달 3일에도 춘천시의 노년층을 위한 복지정책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메모지가 잇따라 전달되기도 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지역 내 나홀로 노인 1만3671명에 대한 현황조사에 나서고 있다. 조사는 오는 8월 말까지 주민등록상 65세 이상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현황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생활실태와 사회적 관계, 신체‧정신건강 등을 확인하게 된다.

    조사 결과는 독거노인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춘천시 관계자는 “일상에서 취약계층인 노년층이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