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유안진(80·서울대 명예교수) 시인이 9일 마음의 고향 춘천에서 반세기만에 친자매 같은 지인 최복순(64·경기도 가평) 씨와 재회했다. 40여 년만의 재회는 MS투데이가 5월 20일자로 게재한 <유안진 시인, “춘천 신동면 최복순 씨를 찾습니다”>가 보도된 후 우연히 기사를 접한 신동면 증2리에 거주하는 이호상(78) 씨의 제보가 결정적이었다.
본지는 이호상 씨와 통화를 나눈 후 유안진 시인에게 최복순 씨를 찾았다는 낭보를 알렸다. 이어 유 시인과 최 씨는 만남을 기약했고, 이날 자매와도 같은 두 사람은 40여 년이 넘도록 이뤄지지 못했던 자리에 마주 앉았다.
이날 낮 12시 남춘천역 앞. 최복순 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춘천으로 한달음에 달려온 유안진 시인의 표정은 설렘과 기대가 교차했다.
경기도 가평에서 경춘선 열차에 몸을 실은 최복순 씨도 남춘천역 플랫폼에서 유 시인을 한번에 알아보고 촉촉해진 눈시울을 붉혔다. 두 사람은 두 손을 맞잡은 채 한참이나 옛 기억을 회상하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유 시인은 3년 전부터 생전 모친의 유언이나 마찬가지였던 최복순 씨를 찾기 위해 사방에 수소문했다. 또 최 씨를 찾기 위해 유 시인은 경찰서까지 방문하는 열정을 보였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최 씨에 대한 생각이 간절해진 유 시인은 강원도와 춘천에서 오랫동안 교직에 몸담았던 지인 이영춘(80·전 원주여고 교장) 시인에게 특별히 부탁한 후 만남의 행운을 만끽했다.
이 시인은 최 씨가 춘천 신동면에 살았다는 사실을 시작으로 다양한 노력 끝에 두 사람의 만남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게 한 또 다른 주인공이다.
유안진 시인은 오래 전 한 집에 살았던 최 씨가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모친의 말벗이 되어주며, 가정의 대소사까지 모두 알만큼 친자매 처럼 가까운 사이로 지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유안진 시인은 “얼마 전 생전 꿈에 나오지 않았던 돌아가신 어머니가 너무 좋은 얼굴로 웃으면서 나타나셨다”며 “그러고 3~4일 후 복순이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최복순 씨 역시 “저를 찾아주는 분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며 “연락을 받고 너무 기쁘고 슬퍼 눈물을 쏟았다”며 고마워했다.
한편 두 사람은 MS투데이 본사에서 그동안 풀어내지 못했던 추억을 회상하며 도움에 감사를 표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