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 아파트 팔아 신축 매입?..."주담대 보태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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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축 아파트 팔아 신축 매입?..."주담대 보태도 어렵다"

    • 입력 2021.01.03 00:01
    • 수정 2021.01.03 23:45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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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 학교도 가깝고 상권도 마음에 들어 터를 잡았는데 집값이 그대로입니다. 무리해서라도 분양권을 매수하고 싶은데 프리미엄이 1억원에 달해 부담입니다.”

    “주변에서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신축아파트를 사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사는 아파트를 팔아도 신축 매수가 힘들 것 같아 고민입니다. 먹고 사는데 바빠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두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춘천 신축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치솟는 가운데 구축 아파트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면서 시민들의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축을 팔아 신축아파트로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축‧분양권 1년 새 40% 상승, 구축 제자리걸음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2019년 10월 입주한 퇴계동 e편한세상춘천한숲시티 아파트 매매 호가(30평대 기준)는 최고 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층을 제외한 평균가는 5억8000만원이다.

    오는 2022년 3월 완공을 앞둔 온의동 센트럴타워푸르지오 아파트 30평대 분양권도 5억원 후반에서 6억원 초반에 매물이 나와 있다. 한숲시티와 센트럴타워 모두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1년 새 최대 40%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퇴계동 e편한세상춘천한숲시티 아파트 전경. (사진=박지영 기자)
    퇴계동 e편한세상춘천한숲시티 아파트 전경. (사진=박지영 기자)

    반면 1993년 준공된 퇴계동 금호타운 아파트(30평대 기준)는 1억5000만원, 1995년 완공된 온의한주 아파트(30평대 기준)는 1억5500만원 선에 매매 호가가 형성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구축과 신축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벌어지면서 구축을 팔아 신축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퇴계동 금호타운 아파트를 1억5000만원에 매도한 뒤 매수할 한숲시티를 담보로 주택담보 대출을 최대로 받는다고 가정해도 최소 1000만원이 부족하게 된다. 취득세와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더욱이 이런 방식의 신축 매수는 춘천이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불가능해진다. 70%였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Loan To Value Ratio)이 9억원 이하는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하향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6억원인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주택담보 대출로 마련할 수 있는 3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3억원은 수중에 들고 있어야 한다. 돈을 빌려 집을 사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기조도 구축에서 신축으로의 이동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인사청문회 답변자료에서 “최근 가계 부채 급등세 등을 고려하면 적정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불가피하다”며 추가적인 규제를 시사한 바 있다.

    신축 가격 상승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춘천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전국이 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비규제지역인 춘천 부동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신축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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