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불안정과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강원지역 주택 소비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 조정폭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달 3주차(12월 16일) 기준 춘천지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주(0.06%)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고, 실제 거래 현장에서는 사실상 하락장에 가깝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팔리는 급매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온의동 롯데캐슬 스카이클래스 31층 전용면적 84㎡ 세대는 5억45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던 2021년 11월(35층 6억1500만원)보다 7000만원 하락했다. 후평동 춘천 더샵 18층 84㎡는 3억3200만원에 팔리면서 2022년 5월(18층 3억7000만원)과 비교해 3800만원 떨어졌다. 동과 층수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부동산 호황기와 비교하면 일부 가격 조정이 나타난 것이다.
강원지역에서는 춘천과 원주(0.05%)만 지난주 대비 통계상 매매가격이 올랐고, 이외 시‧군에선 하락세가 완연하다. 강릉(-0.16%), 속초(-0.13%), 태백(-0.10%), 동해(-0.07%), 삼척(-0.07%)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강원지역 전반적으로는 이번 주 0.02%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달아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거시경제 불안과 대출 보릿고개에 부동산 소비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를 보면, 지난달 강원지역 지수는 100.2로 전월(101.8) 대비 1.6p, 다소 가격 회복세를 보였던 올해 8월(105.2)과 비교해도 5.0p 각각 떨어졌다.
성사되는 거래가 적은 상황에서, 집을 매도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매수자의 가격 협상력도 강해졌다. 국토연구원이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도하려는 사람이 많았다’는 응답이 89.0%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달보다 거래가 감소했다는 답변은 50.2%로, 증가했다는 반응(5.6%)을 앞질렀다. 그 결과 주택 가격 수준이 낮아졌다는 공인중개사들의 판단은 24.4%로, 높아졌다는 응답(7.1%)보다 많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역별 차별화는 물론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물건별 차별화, 주거용과 상업용의 유형별 차별화, 신축과 구축 등 연식별 차별화와 양극화가 심화하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이 해소되지 못한 초양극화 시대를 마주했다”며 “일반적인 가격 회복 경로가 상급지에서 중하급지로 이동하는 패턴들을 보이는 만큼, 지방의 회복 여부는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가격 흐름이 더 이어질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