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안전매트는 화재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생존 최후의 보루가 되지만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등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중 2명은 불길을 피해 공기안전매트로 뛰어내렸지만 매트가 뒤집히며 안타깝게 사망해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서 재난과 구급상황 발생시 사용하는 공기안전매트 상당수가 내구연한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철 강원특별자치도의원에 따르면 올해 도 소방본부가 보유하고 있던 공기안전매트는 110점이다. 하지만 이중 30%에 해당하는 33점이 내구연한 7년을 넘겨 9월 30일자로 폐기됐다.
부천 화재 참사 당시 사용된 부천소방서의 공기안전매트는 내구연한을 훌쩍 넘어 18년을 사용한 제품이고, 동해소방서가 보유한 공기안전매트는 1996년 도입 후 21번을 연장해 28년을 사용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또 공기안전매트는 3층형, 5층형, 10층형, 15층형, 20층형 등 5가지가 있는데, 현재 도 소방관서에서 보유한 공기안전매트 상당수가 5층 이하에서만 사용가능한 제품이다. 10층형, 15층형, 20층형의 공기안전매트는 1개씩만 보유하고 있어 고층건물이 대부분인 시대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공동주택도 소방시설 피난기구로서 공기안전매트를 1개 이상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도내 공동주택 294곳 중 41%의 공기안전매트가 10년 이상 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최근 진행한 강원소방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공기안전매트의 관리 미흡으로 안전성이 떨어지고 구조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하고 “공동주택 매트 보유 여부와 경과 연수, 제품 인증 여부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최민철 강원소방본부장은 “내년 상반기에 전수조사해 기초현황을 파악하고, 자율 안전 점검표 보완 등을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hanfeel@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