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그 여파에 강원지역 아파트 거래가 줄면서, 가격 낙폭도 커지는 등 침체 분위기가 짙어졌다. 강원은 전국 도 단위 지역 중 이번 주 아파트값 하락 폭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춘천과 동해 역시 몇 주째 상승 폭은 제한적이고, 지난주 하락 전환한 원주는 이번 주 낙폭을 더 늘렸다. 정부가 디딤돌대출 등 정책 금융 상품 운용 방향을 번복하며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혼선이 생긴 데다, 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매수세가 위축된 탓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10월 4주차(10월 28일) 기준 춘천지역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9% 올랐다. 24주 연속 상승 기록으로, 이 기간 누적 상승분은 2.85%p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9월부터 상승 폭이 매주 0.10% 내외로 주춤하고 있는 데다, ‘국민 평형’에서도 눈에 띄는 신고가 실거래를 찾기 힘들다.
춘천과 더불어 비교적 매매가격을 견고하게 지탱하고 있는 동해(0.04%) 역시 이번 주 소폭 오르는 데 그치며 상승 폭이 꺾였다. 이외 도내 시‧군은 모두 하락했는데, 2주 전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원주는 지난주 하락 전환(-0.07%) 이후 이번 주엔 하락 폭을 늘리며 0.09% 내렸다. 강릉(-0.23%), 속초(-0.06%), 삼척(-0.06%), 태백(-0.03%) 등 영동지역 대부분은 하락 흐름이 강했다.
그 결과, 강원지역 전반적으로는 이번 주 아파트 매매가격이 0.05% 내리며, 전국 도 단위 지역 중 낙폭이 가장 컸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강릉은 신규 입주 물량 영향이 있는 교동과 입암동 위주로, 원주시는 무실동과 지정면 위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가격 흐름의 선행 지표인 거래량도 부진하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에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는 고사하고, 실수요자들도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강원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1320건으로 한 달 전(1725건)에 비해 405건(23.5%) 줄었다. 원주(409건)는 거래량이 늘었던 올해 7월(548건)보다 139건(25.4%)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가 이뤄지는 춘천(275건)도 두 달 전(352건)보다 77건(21.9%)이나 줄어드는 등 거래가 위축됐다.
주택 매수자들이 신규로 받는 주택담보대출도 제한적이다. 한국은행 강원본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강원지역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486억원 늘어나며 전월(2118억원) 대비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특히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주택담보대출액이 277억원 감소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상승한 매도 호가가 조정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 계약이 쉽게 성사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며 “연말까지 대출 억제 방침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활발한 거래 움직임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들면 기분은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