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의 위기 속에 거점국립대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강원대학교는 1도 1국립대 실현과 지역과 동반성장을 이끌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돼 더욱 중요한 시기다. 이 중심에서 강원대학교를 이끌 제13대 강원대학교 총장이 최근 취임했다. 이슈플러스 이번 시간에는 정재연 제13대 강원대학교 총장을 만나 대학 운영 방안과 지역 상생 전략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제13대 강원대학교 총장 취임 소감
강원대학교는 77년간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교훈을 바탕으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여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도민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경청하고 대학과 지역과 상생 발전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겠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통해 강원대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굴하고, 더욱 빛나는 미래를 만들겠습니다.
▶ 거점국립대로서의 역할과 위상 정립 방안
지역 거점국립대학의 첫 번째 역할이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와 발전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직면한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Think-Tank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의 역량도 투입하겠습니다. 최근 강원반도체 공동연구소 추진을 강원자치도와 춘천시, 강원대가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 전력사업과 연계해 지역 기반 연구소를 지원하고 활성화해 지역 기업이 성장하는데도 뒷받침하겠습니다. 지역 소멸 위기 대응에도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춘천 교육발전 특구 지정, 도시재생사업 등 여러 가지 국가 재정 지원 사업은 대학과 연계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지역 내 일자리 창출, 기업 유치, 공공기관 이전 등이 성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습니다.
▶ 1도 1국립대 추진에 따른 기대 효과
강원대와 강릉원주대학교가 2026년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두 대학을 합쳐 시너지를 내는 것이 아니고, 춘천‧삼척‧강릉‧원주 4개 캠퍼스를 갖춰 강원 전 지역을 아우르는 거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4개 캠퍼스는 각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해 특성화하고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춘천은 정밀의료·바이오헬스, 삼척 액화수소·에이징테크, 강릉 신소재·해양생명·관광, 원주 디지털 헬스케어·반도체 등입니다. 아직 모델을 성공시키는 것보다 대학 간 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총장으로서 더 어려운 일이지만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통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거친다면 새로운 통합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종적으로 '강원 1도 1국립대' 실현으로 글로컬 대학도시 구현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지역과 대학이 함께 발전하는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라는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을 함께 실현하겠습니다.
▶ '대학 재정 1조원 시대' 공약의 궁극적 목표
현재 강원대 재정은 5000억~6000억원 정도입니다. 대학 재정 구조는 국가지원금, 발전 기금, 연구비 등 다양한 소스들이 있는데 여기에 2026년 통합을 하게 될 강릉원주대 재정과 글로컬 대학 사업비 일부 등을 합쳐 약 1조원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한 것입니다. 이 목표는 단순히 대학 재정을 키우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국내 대학 중 재정 1조원 이상의 대학은 3~4곳 정도입니다. 1조원을 달성하면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재정 규모를 갖춘 대학이 됩니다. 재학생 1인당 교육비를 2000만원 수준에서 4000만원 수준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강원대가 지속가능하고 세계적으로 경쟁하는 명문대학의 초석을 다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대학 전반의 교육 시스템을 개선해 충원율을 높이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 지역 특성과 강점을 살린 맞춤형 사업으로 정부 및 지자체의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고 지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공동 연구 및 개발 프로젝트 추진, 기술사업화를 통한 수익도 최대한 확보하겠습니다.
(정 총장의 재학생 1인당 교육비 4000만원 증대 목표는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23년 강원대 1989만5000원, 전국 대학 평균 1935만6000원의 2배에 해당할 정도로 야심찬 계획이다. 1인당 교육비는 대학이 학생들의 교육여건 조성을 위해 투자한 비용인 인건비, 운영비, 장학금, 실험실습비, 도서구입비 등이 포함된다.)
▶ 청년층 유입과 지방대 위기 극복 방안
강원대뿐 아니라 국내 모든 대학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충원율 유지입니다. 학생들이 오고 싶은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하는 복합적인 요소들을 고려해 홍보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강원대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국립대라는 이미지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이었습니다. 이제는 미래사회 수요에 대응하는 첨단학과 신설과 전환으로 학사 구조를 혁신하고, 미국 세인트존스대의 Great Books 교육(졸업 때까지 100권의 고전을 읽고 심층 토의를 하는 수업 방식. 비판적 사고와 협업 능력을 향상해 세계적 인재를 키우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등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할 방침입니다. 대학이 가진 기본적 교육 기능을 완벽하게 구축해 학생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또 대학 생활에 있어 인프라가 굉장히 중요한데 지역에 있는 대학은 인프라나 역량이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강원대학교'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해 학생들이 강원대 과잠(학과 점퍼)을 입고 신촌을 당당히 활보할 수 있는 그런 대학을 만들고 싶습니다.
▶ 의대 운영 정상화와 정원 확대에 따른 준비 상황
현재 '의과대학 학사운영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의과대학 학생들의 학업 복귀를 지원하고 수업에 참여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집단 휴학 허용 문제는 국가 거점국립대의 전체적 추이를 보고 조율해서 공동 대응할 생각입니다. 지역인재전형 확대 등 내년 의대 정원 증가에 대해서도 많이들 걱정하는데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수진, 실습 시설 등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데 강원대는 오랜 역사와 규모가 있는 만큼 학생을 뽑아 방치하지 않을 것입니다.
▶ 지역과의 상생 발전을 위해 강원대의 향후 역할
4개 캠퍼스에 지학협력센터를 만들 겁니다. 이 센터를 기반으로 지역 소멸에 함께 대응하고, 지역혁신을 선도하는 허브대학으로 지역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수요에 기반한 공동 연구와 기술사업화를 확대하겠습니다. 또 백령아트센터 등 대학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와 문화적 역량을 활용한 문화 공연과 예술 전시 등을 개최해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겠습니다.
대담=[한재영 국장]
촬영·편집=[박지영 기자 ji8067@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