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뒤덮은 ‘노란 코스모스’⋯토종식물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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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뒤덮은 ‘노란 코스모스’⋯토종식물 위협

    춘천 거리 곳곳에 핀 노란 ‘큰금계국’
    노란 코스모스로 볼리는 북미 외래종
    강한 번식력으로 토종식물 서식지 침범
    전문가 “개체 조절할 적절한 대처 필요”

    • 입력 2024.06.24 00:05
    • 수정 2024.07.03 10:08
    • 기자명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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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 동면 도로가에 큰금계국이 피어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춘천시 동면 도로가에 큰금계국이 피어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춘천지역 곳곳에 핀 큰금계국이 토종식물을 위협하는 교란식물로 부각되면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큰금계국은 5월~8월 사이에 피는 국화과 여러해살이 꽃이다. ‘노란 코스모스’로도 불리며 화려한 외형과 샛노란색 꽃잎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 식물은 미관상 보기에는 좋아보여도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외래종으로 국립생태원의 위해성 평가에서 유해식물 2급으로 지정받았다.

    허리 높이까지 길게 자라는 데다 번식력이 좋아 씨앗이 아닌 뿌리로도 자체 번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정착한 구역에서는 계속해서 분포 면적을 넓혀가며 군락을 형성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번식력이 약한 우리나라 토종식물을 몰아낼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같은 위험성 때문에 일본에서는 지난 2016년 큰금계국을 생태 교란종으로 지정, 식재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개인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끔 규제도 강화했다.

    우리나라는 큰금계국을 유해 식물 2급에 지정했지만, 아직까지 법적으로 제거해야 하거나 관리대상인 1등급에 해당하지 않아 실질적인 관리는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일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교란식물 제거 작업에 나서는 수준이다.

    춘천시내 대학 캠퍼스 내에도 큰금계국이 무성히 자라 도로에까지 침범한 모습. (사진=오현경 기자)
    춘천시내 대학 캠퍼스 내에도 큰금계국이 무성히 자라 도로에까지 침범한 모습. (사진=오현경 기자)

    관리가 잘 되지 않다보니, 춘천 도심 도로변부터 하천, 공원 주변까지 큰금계국이 무분별하게 퍼져 있다. 시는 도시경관 조성에 뛰어나고 관리가 쉽다는 이유로 2021년 큰금계국, 구절초, 꽃양귀비 등이 섞인 혼합종자를 시 곳곳에 꽃을 심는 시민들에게 배부하기도 했다.

    무성히 자라난 큰금계국이 더 넓은 구역에 퍼져 있지만, 춘천시는 심어진 위치에 따라 관리 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전체적인 현황파악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식물 전문가들은 더 늦게 전에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기억 강원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는 “번식력이 강한 외래종이 들어와 분표 면적을 넓혀가면서 우리나라 토종식물들은 생존경쟁에서 블리해져 상대적으로 살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며 “적절한 대책 없이 무방비로 외래종 번식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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