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없인 농사 못 짓죠”⋯춘천 계절근로자, 농가 인력난 해소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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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없인 농사 못 짓죠”⋯춘천 계절근로자, 농가 인력난 해소 ‘톡톡’ 

    캄보디아-춘천 계절근로자 도입⋯농가 곳곳 배치
    “적엽부터 수확까지 도움 안 닿는 곳 없어” 만족
    춘천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2년새 2배 증가

    • 입력 2024.04.03 00:07
    • 수정 2024.04.16 00:07
    • 기자명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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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 신북읍에서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이규호(34·가운데)씨와 계절 노동자 만 세카리야(36·왼쪽)씨와 마크 사라스(37)씨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춘천시 신북읍에서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이규호(34·가운데)씨와 계절 노동자 만 세카리야(36·왼쪽)씨와 마크 사라스(37)씨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지난 2일 춘천시 신북읍 한 농가의 비닐하우스. 따뜻한 햇볕 아래 가벼운 옷차림의 외국인 근로자 2명이 방울토마토 줄기에 곁순을 제거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능숙한 솜씨로 가지 사이에 난 기형꽃과 무성한 잎을 제거하다보니 어느새 손 아래로 한 더미의 풀잎이 쌓였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캄보디아에서 입국한 계절 근로자다. 올해 11월 출국할 때까지 약 8개월동안 일하게 된다. 지난해 춘천시와 캄보디아 정부가 농촌 지역 일손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노동자에게는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손을 맞잡은 결과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고, 퇴근 후엔 농가에서 마련한 숙소에서 쉬며 하루를 보낸다.

    외국인 근로자 1~2명이 큰 규모의 인력은 아니지만, 농가 입장에선 절대 없어선 안 될 정도로 중요하다. 이날 만 세카리야(36)씨와 마크 사라스(37)씨는 10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안에 토마토를 하나하나 손질하고 다듬었다.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일하던 것에 비하면 쉽고, 돈도 2배가량 벌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춘천시 사북면에 위치한 토마토 농가에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작업 중이다. (사진=오현경 기자)
    춘천시 사북면에 위치한 토마토 농가에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작업 중이다. (사진=오현경 기자)

     

    춘천시가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추진한 외국인 근로자 제도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농가 입장에선 일이 많은 농번기에 쉽게 인력을 구할 수 있고, 외국인도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다.

    춘천시에 따르면 올해 계절근로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426명이다. 지난해보다 70명이 더 늘었다. 이들은 춘천시내 농촌 곳곳에 배치돼 농번기가 끝나는 올해 11월까지 일한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농가 주인들은 인력 수급이 어려운 농촌지역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북읍 토마토 농장 주인 이규호(34)씨는 “함께 일하던 아버지가 나이 드시고 일손이 부족해졌는데, 계절 근로자가 오면서 그 역할을 대신 해주고 있다”며 “농사를 짓다 보면 필요한 시기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숙련된 노동자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북면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변희일(33)씨도 “일반 인력시장에서 구하면 매일 일이 끝나면 집에 데려다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계절 근로자는 작업장 바로 앞에서 머물고 있어 좋다”고 말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장점은 노동자가 비교적 오래 거주해 안정적으로 일을 맡길 수 있는 점이 꼽힌다. 외국에서 왔기 때문에 일하다 중간에 떠나는 이탈률이 적고, 인건비도 경력이 많을수록 더 줘야하는 국내 근로자보다 부담이 덜한 편이다. 최저시급만 계산해 주면 된다. 본국에서 1년 이상 농업 경험이 있는 노동자를 선발해 농업 경험도 풍부하다.

    변씨는 “인력시장에서 근로자를 구하면 하루나 일주일 단위로 계약해 새로 일을 알려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계절 근로자는 8개월까지 거주하면서 작업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계절 노동자 마크 사라스(37)씨가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계절 노동자 마크 사라스(37)씨가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이처럼 농가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춘천시도 외국인 계절 근로자 도입을 늘리고 있다. 2018년 107명이었던 계절 근로자는 2019년 160명으로 늘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일손이 없었지만, 이후 2022년 209명, 2023년 356명, 2024년 426명이 입국해 계속 늘고 있다. 2년 전에 비해 2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농촌지역 일손 부족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계절근로자의 적기 배치를 위해 협력 국가와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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