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독자는 필자에게 ‘롤러코스터 권 기자’란 별명을 지어줬다. 춘천 아파트 시황을 분석하는 기사엔 ‘거짓말’이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수년째 부동산 분야를 담당하면서 이제는 이런 반응에 무뎌졌다.
하지만, 기자도 사람인지라 때로는 마음이 쓰인다. 충분히 이해는 된다. 부동산 기사는 항상 누군가에겐 좋거나 누군가에겐 기분을 상하게 할 수밖에 없어서다.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부동산 전망과 기대도 달라질 테니, 당연하다고 마음을 달랜다.
집값이 내렸다고 하면 이미 집을 가진 사람들은 불평을 쏟아낸다. 무리해서 아파트를 샀는데, 아직 갚아야 할 이자도 부담스럽고, 속상할 수밖에 없다. 집값이 오른다는 기사에는 “춘천 집값이 이게 말이 되냐”는 하소연이 주를 이룬다. 집값 오르는 속도를 보면 ‘내 집 마련’의 꿈이 갈수록 멀어지는 기분일 것이다.
주택을 투자의 대상으로 볼 것이냐, 거주의 공간으로 볼 것이냐와 같은 논리를 따지기 전에, 지역 부동산 시세의 변화는 집주인이든 아니든 마주할 수밖에 없는 숫자다. 당장 집을 매수할 계획이 없더라도, 매매시장의 흐름은 전세와 월세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챙겨봐야 한다. 대부분의 언론이 ‘서울과 수도권’ 시장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지역 단위로 쓴 부동산 시장 보도는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다.
본지는 수많은 통계와 집값 정보 중 춘천과 강원 지역의 시세만 따로 떼어내 보도한다. 지역 맞춤형 통계를 보도하는 매체는 춘천에서만큼은 본지가 유일하기에 책임감도 크다. 하지만, 오르면 오른다고, 내리면 내린다고, 지난주는 오르고 이번주는 내렸네, 롤러코스터네 하는 반응을 보면 답답하다.
만약 이런 뉴스조차 없다면 춘천 집값의 정보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왜 올랐는지, 왜 내렸는지도 알아서 해석하고, 집을 살지 말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본지의 부동산 기사가 ‘오락가락 한다’고 비난을 받든 아니든 쓰는 것이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통계도 춘천시민들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부동산 주간 집값 통계는 그 어떤 숫자보다 중요하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주간 아파트 동향’을 발표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부동산원은 1986년부터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매매‧전세‧월세가격을 조사해 주택시장의 평균적인 가격 변화를 국민들에게 전한다. 정부의 부동산 전문 기관에서 발표하는 통계인 만큼 현재 시장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도구다. 부동산 가격 흐름을 주식처럼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것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있긴 하지만, 매주 주택 시황을 파악하기에는 현재로선 이만한 자료가 없다. 본지가 일주일마다 춘천시만의 부동산 시세를 보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간 부동산 조사 기관인 KB부동산에서도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발표한다. KB부동산 기준으로도 춘천은 GTX B노선 연장 확정 발표 이후 누적 1.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누적 상승률(0.62%)보다도 오히려 강한 오름세다.
이런 자료에 근거한 보도는 대체로 미시적인 변화에 집중한다. 대세 상승 흐름이던 2021년~2022년 당시와 비교하면 최근 상승률은 크지 않은 수준이다. 그래서 지난주는 떨어지고, 이번주는 오르고 왔다갔다 하기도 한다. 이런 보도에 독자들도 민감하겠지만, 뉴스를 보면서 춘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는 있다.
춘천 집값은 몇 년간 급격하게 오르면서 시끄러웠다. 누군가는 그때 사지 못했던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걸 보면서 배 아파했고, 또 누군가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해 산 집값이 더 오르길 바라는 기대도 크다. 그렇기에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집값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게 아닐까.
한 공인중개사의 하소연이 머릿속에 맴돈다. 그는 “외지인들이 아파트 가격을 올려놓으면, 춘천시민들은 이미 오른 가격으로 따라 사서 아쉬워 한다”고 말했다. 외지인들도 통계를 보고, 흐름을 공부하며 집을 산다. 춘천시민들도 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우리 동네의 집값을 보는 데 MS투데이의 기사가 도움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