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자치도의원 의정비 6000만원대⋯도민 평균 연봉 1.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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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자치도의원 의정비 6000만원대⋯도민 평균 연봉 1.7배

    연간 5517만원→6180만원 12% 올라
    도내 근로자 1인당 평균 연봉 3576만원
    청렴도 평가 꼴찌, 각종 구설수에도 인상
    도의원 49명 가운데 38명 겸직 신고

    • 입력 2024.03.15 00:06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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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강원특별자치도의원이 받는 의정비가 6000만원대까지 오르면서 도내 직장인 평균 연봉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율적인 의정활동을 위해 필요한 인상이라지만,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데다 불미스러운 일로 입방아에 자주 오르면서 도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분위기다.

    강원자치도의회는 지난달 월 150만원이던 의정활동비를 20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강원특별자치도의회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가결했다. 앞서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따라 광역의회는 의정활동비를 월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리는 게 가능해지자 최대치로 올려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도의원은 활동비로 매월 50만원씩, 연간 600만원을 더 받게 됐다.

    지급액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5517만원이었던 의정비는 12% 가량 오른 6180만원으로 뛰었다. 매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적용해 조정하는 월정수당 3780만원에 인상된 의정활동비 2400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는 2022년 기준 도내 근로자 1인당 평균 연봉 3576만원보다 2600만원 가량 많은 수준이다.

    지방의원 연봉으로 볼 수 있는 의정비는 기본금 개념의 의정활동비와 의정 자료 수집·활동 비용 등을 보전하는 월정수당으로 나눠져 있다. 여기에 지방의원은 보수를 받는 겸직이 가능하다. 강원자치도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도의원 49명 중 38명(77.5%)이 겸직을 신고했다. 이 중 17명(34.7%)은 보수를 받고 있다. 다만, 보수 수령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강원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달 도의원 의정활동비를 연간 600만원 수준 인상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의회)
    강원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달 도의원 의정활동비를 연간 600만원 수준 인상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의회)

     

    지역 사회에선 의정비 셀프 인상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아 도민들의 기대에 미치지도 못했는데도 월급은 올려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불미스러운 일도 많았다. 지난해 A 전 도의원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의원직을 박탈당했고, B 도의원은 도청 공무원에게 갑질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 파견 직원 1명에 대한 행정감사를 벌이기 위해 도의원들과 직원 등 총 10명이 우르르 출장길에 나서 외유성 출장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가뜩이나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 역대급 세수 부족과 예산 절감을 고민해야 하는 도의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의정비를 올렸다는 점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은 “청렴도 등급만 봐도 강원도의원들 능력이나 도덕성은 떨어지는 데다 합리적인 의정비 상승의 근거도 부족한데 급여만 올린다는 건 낯부끄러운 일”이라며 “의정비를 인상하는 게 현실화라고 하는데, 상당수가 겸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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