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역사적 가치 큰 소양1교⋯춘천시 “문화재 지정 손 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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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역사적 가치 큰 소양1교⋯춘천시 “문화재 지정 손 놨나?”

    • 입력 2024.03.01 00:09
    • 수정 2024.03.04 12:48
    • 기자명 한재영 국장·이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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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3년 완공돼 9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춘천의 남북을 이어주고 있는 소양1교. 6.25 전쟁 당시 치열했던 전투의 총탄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을 만큼 역사성과 현장성을 지닌 교량입니다. 이처럼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소양1교는 안전진단 C등급을 받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소양1교와 비슷한 시기 준공된 다른 지역의 교량 대부분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돼있습니다. 국가로 부터 관리와 보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문화재 등록을 위해 춘천시도 연구용역을 했지만, 수년 째 실행을 하지 않아 사실 상 손을 놓은 모습입니다.

    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일제강점기인 1933년 준공된 춘천시 소양 1교.

    준공 후 90년이 넘은 현존하는 춘천의 최고령 교량이자, 당시 춘천 남북을 연결한 유일한 교량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노후 등에 따른 내구성과 기능성 저하로 현재는 안전진단 C등급에 머물러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하 차량만 일방통행으로 다닐 수 있도록도 제한돼 주민의 이동성과 교통량 분산의 효과도 줄어든 지 오랩니다.

    잦은 안전사고로 ‘자살교’라는 오명까지 더해져 철거와 신축의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상흔이 남아있는 소양 1교는 춘천에서 원형을 유지한 유일한 근대 문화유산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춘천 소양1교 교각에 남아있는 총탄 흔적. 6·25 전쟁 당시 치열했던 전투의 상황을 보여준다. (사진=이정욱 기자)
    춘천 소양1교 교각에 남아있는 총탄 흔적. 6·25 전쟁 당시 치열했던 전투의 상황을 보여준다. (사진=이정욱 기자)

    [인터뷰- 김헌 춘천학연구소 학예연구사]
    “(춘천에서) 온전하게 남겨진 근대 유산으로 교량은 소양1교가 유일하다 볼 수 있고요. 춘천의 남북을 이어주는 교량으로 일제강점기에 산업 침탈의 흔적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시기에 춘천대첩을 지켜냈던 가장 중요한 역사적 현장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있고요.”

    춘천시는 2년에 한 번씩 정밀안전점검을 하고 수억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해 하자 보수를 반복했지만, 미온적 대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양1교와 같은 시기에 준공된 다른 지자체의 15개 교량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기 때문입니다.

    충청남도 공주시에 ‘금강교’는 지자체 신고로 2006년 등록문화재 232호로 지정됐습니다.

    보존 가치가 인정되면서 매년 문화재청으로부터 유지·보수비를 지원받아 관리돼, 소양1교와 같은 시기에 준공됐지만 현재까지도 차량 통행과 보행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인터뷰-충청남도 공주시 관계자]
    “보수 사유가 발생하면 문화재청으로 사업 신청을 합니다. 국가지정 등록문화재 지정권자가 국가이니,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에서 (보수와 유지) 보조금을 주죠.”

    지자체의 신고를 통해 근대 문화유산으로 보존과 활용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면 지정되는 등록문화재.

    춘천시도 2020년 문화재 등록을 위한 연구용역을 해 소양1교의 보존 가치를 검증했습니다.

    그러나 확인 결과 4년이 지나도록 강원특별자치도와 문화재청은 춘천시의 소양1교 문화재 등록 신청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유를 확인하려 했지만 당시 춘천시 담당자는 이미 자리를 옮겼고, 현 담당자는 여전히 문화재 지정을 위해 보완자료를 작성 중이라 답변만 내놓았습니다.

    춘천대첩의 전승 유적인 춘천 소양1교.

    충분한 역사성을 갖고도 지자체의 안일한 대처에 문화적 가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MS투데이 한재영(촬영‧편집 이정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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