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째 이 상태인 도로반사경⋯춘천시는 “관리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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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째 이 상태인 도로반사경⋯춘천시는 “관리 어렵다”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 위협
    어디에 몇 대가 설치됐는지 몰라
    시 “설치 현황 파악 어려워”

    • 입력 2024.03.04 00:09
    • 수정 2024.03.07 17:53
    • 기자명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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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사동 춘천교육대학교 맞은편 원룸촌 교차로에 설치된 도로반사경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 (사진=이종혁 기자)
    석사동 춘천교육대학교 맞은편 원룸촌 교차로에 설치된 도로반사경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 (사진=이종혁 기자)

    28일 오전 춘천시 석사동 일대. 골목길 교차로에 설치된 도로반사경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거울 속에 비친 형상을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인근 주민 최재형(32)씨는 “아파트 단지와 원룸촌이 밀집한 데다 길이 좁고 주차된 차들이 많아 시야 확보가 어렵다”며 “반사경이 찌그러진 지 몇 달이 되었는데 고쳐지지 않아 언제 사고가 날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춘천지역에 설치된 도로반사경 상당수가 지자체의 관리 부실로 무용지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사경이 파손되었거나 먼지가 쌓여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이 다수 있는데도 교체나 보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지만 춘천시는 도로반사경이 어디에 몇 대가 설치됐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다.

    훼손된 채 방치된 도로반사경은 다른 곳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MS투데이가 석사동과 후평동 일대를 자동차로 1시간 정도 돌아다니면서 망가진 도로반사경 4대를 확인했다. 석사동 춘천교육대학교 맞은편 원룸촌(석사동 689)과 만천로 인근(후평동 769)에 있는 도로반사경은 거울이 모두 찌그러져 사물을 확인할 수 없었다. 후평동 동광오거리 인근(후평동 779)에 있던 도로반사경 앞에는 전봇대와 광고 현수막이 시야를 가리고 있어 반사경이 있으나 마나였다. 후평사거리 뒷골목(후평동 771)에 있는 도로반사경은 거울이 뿌옇게 흐려져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전봇대와 광고현수막이 도로반사경 앞을 가로막아 시야를 차단하고 있다. (사진=이종혁 기자)
    전봇대와 광고현수막이 도로반사경 앞을 가로막아 시야를 차단하고 있다. (사진=이종혁 기자)

    도로반사경은 굽은 길이나 좁고 장애물이 많은 도로에서 시야를 확보해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좁은 이면도로 교차로나 신호등 없이 진입할 때 반사경으로 안전을 확인한다. 이 때문에 도로반사경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없느니보다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뿌옇게 흐려져 사물 식별이 어려운 도로반사경. (사진=이종혁 기자)
    뿌옇게 흐려져 사물 식별이 어려운 도로반사경. (사진=이종혁 기자)

    도로반사경은 국토교통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 규칙’에 따라 지자체가 관리·감독해야 한다. 그러나 춘천시는 춘천지역 어디에 몇 대의 도로반사경이 설치돼있는지 자료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고 주로 민원이 들어오면 보수에 나선다. 이용주 춘천시 도로관리팀장은 “도로반사경을 주로 좁은 이면도로나 골목에 설치하다 보니 모든 반사경을 일일이 확인하며 유지보수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지자체의 소극적 행정이 아쉽다고 지적한다. 춘천시민 최모(28)씨는 “춘천시가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라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시설 관리부터 신경 써주길 바란다”며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예산을 조금만 아껴도 도로반사경을 주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ljhy070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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