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사냥꾼’의 예산 따먹기⋯춘천시는 누군지 파악도 못 했다(뉴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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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금 사냥꾼’의 예산 따먹기⋯춘천시는 누군지 파악도 못 했다(뉴스후)

    본지 ‘육림고개 청년몰’ 보도 이후
    시의회 ‘지원금 사냥꾼’ 문제 지적
    업계에선 이미 중복 수혜 논란도
    시는 해당 업체 어디인지 파악 못 해

    • 입력 2024.02.29 00:07
    • 수정 2024.02.29 16:59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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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가 청년 지원사업에 참여한 일부 ‘지원금 사냥꾼’에 대한 관리 감독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에는 지원금을 받고 가게를 차렸다가 얼마 안가 접고, 다른 사업의 지원금을 또 받은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춘천시는 이런 사례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지난 19일 열린 춘천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에서는 본지가 보도했던, 육림고개 청년몰에서 빈번하게 나타난 지원금 사냥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청년몰은 청년 상인들을 유치해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목적으로, 춘천시가 28억원을 투입해 육림고개에 조성했다. <관련기사: ‘임대, 임대⋯‘ 육림고개 청년몰,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청년몰을 통해 임대료를 지원받은 창업자들은 자치 규약에 따라 ‘일 9시간 운영, 주 1회 정기 휴일, 임시 휴무 시 3일 전까지 운영위원회와 협의’ 등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일부 청년몰 상인들은 사전 예고도 없이 문을 닫거나, 약속된 영업시간을 지키지 않았고, 결국 육림고개를 찾는 소비자의 발길도 줄었다.

    인근 상인들이 이런 문제를 항의하자, 춘천시는 “문제를 일으킨 업체는 지원 기간 종료 후 다른 지원 사업에 선정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었다.

    지원금을 받아 육림고개에서 창업한 한 공방은 휴업을 밥 먹듯이 했다. 그러더니 가게를 정리한 후에 다른 법인명으로 춘천시의 창업 공간 지원 사업에 또 다시 선정됐다. 이로 인해 상인들 사이에선 ‘중복 수혜’ 논란까지 일었다. 모호한 규정을 이용해 일부 청년 창업가들이 ‘지원금 따먹기’를 하는 동안 춘천시는 현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본지 보도 이후 춘천시의회에서는 육림고개 청년몰을 중심으로 나타난 지원금 사냥꾼 (사진=MS투데이 DB)​
    본지 보도 이후 춘천시의회에서는 육림고개 청년몰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지원금 사냥꾼’에 대한 춘천시의 관리 감독 소홀을 지적했다. (사진=MS투데이 DB)​

     

    춘천시의회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김운기 경제도시위원장이 지난주 열린 임시회에서 “문제가 된 업체가 어딘지 파악하고 있는지” 질의하자, 육정미 춘천시 경제정책과장은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중복으로 지원받은 사실이 있다면 심각한 관리 부실이 아니냐”며 “지원제도를 오용한 당사자도 문제지만 관리 감독을 못 한 집행부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금 관리가 부실한 데 대해 시민들의 비판도 거세다. 육림고개 청년몰에 대한 본지 보도에 시민들은 “지원금 헌터는 ‘먹튀’나 다름없다” “청년몰 사업이 끝나니 상권도 죽고, 청년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문제가 확산하자 춘천시도 상황 파악에 나선 모습이다. 28일 춘천시 경제진흥국 소속 공무원들은 육림고개에서 식사한 후, 소양강댐 다목적소양 등 지역 내 청년 창업 공간을 둘러보며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제진흥국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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