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탁구게이트’서 돋보인 ‘SON축구아카데미’의 인성교육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사설] ‘탁구게이트’서 돋보인 ‘SON축구아카데미’의 인성교육

    • 입력 2024.02.21 00:01
    • 수정 2024.02.23 00:12
    • 기자명 MS투데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ON축구아카데미에서 만난 초등부 유소년 선수들. (사진=이정욱 기자)
    SON축구아카데미에서 만난 초등부 유소년 선수들. (사진=이정욱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아시안컵 4강 탈락의 충격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봉합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경기에 졌다는 사실보다 패배의 원인이 내부 분란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이른바 ‘탁구 게이트’로 불리는 선수들 간의 갈등이다. 선수들이 최선의 몸 상태로 한마음으로 싸워도 이길까 말까 한 데 상대편과 겨루기도 전에 내부에서 갈라졌으니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익히 알려진 대로 선수들 내분은 조그만 탁구공으로 촉발됐다. 4강전 전날인 지난 6일 주장 손흥민 선수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전체 미팅을 가지려 했다. 그러나 탁구를치다 온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이 서둘러 저녁을 먹고 다시 탁구를 치러 올라가자 손 선수가 이를 나무랐다. 이 과정에서 후배들이 무례한 태도를 보이자 손흥민 선수가 이강인 선수의 멱살을 잡았고 이에 반발한 이강인이 주먹을 날리는 소동을 벌여 손 선수는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에 일부 고참 선수들이 팀 분위기를 해치는 이강인을 요르단전 선발에서 제외해 달라고 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경기에 내보내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인성이 고작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에 실망감이 든다.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는 것은 의례 있는 일이다. 치고 있던 탁구가 재미있다고 해 자리를 벗어나 독불장군처럼 행동해 분위기를 저해해선 안 된다. 그렇게 협동 정신, 희생정신이 없어서야 어떻게 ‘원팀’이 돼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인성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팀원으로서 지켜야 할 선, 도리를 다하면 된다. 내가 중요하면 남도 중요하듯이 서로 존중하고, 팀을 위해 자신을 뒤로하는 정도다.

    본지는 연초 1월 2일자 초등생과 중학생 등 유소년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SON(손)축구아카데미’ 특집기사를 다루면서 이 문제를 짚은 바 있다. 이곳은 기량에 앞서 기본기와 인성을 우선시한다. 연습 전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가지런히 정리정돈하게 하고 선수이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도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동료들의 배척을 받아 선수로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손흥민 선수가 동료들에게 국가대표로서의 명예와 긍지를 갖자고 독려하고 호주와의 8강전에서 페널티킥을 춘천 후평동이 고향인 후배 황희찬 선수에게 양보한 것도 이러한 인성교육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춘천 시민으로서 손흥민이 자랑스럽다. SON아카데미가 인성 축구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성원을 보낸다.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