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특별자치도 의대 지역인재 선발, 80%로 확대하자
  • 스크롤 이동 상태바

    [기고] 강원특별자치도 의대 지역인재 선발, 80%로 확대하자

    ■ 강삼영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 원장

    • 입력 2024.02.03 00:00
    • 수정 2024.02.05 17:21
    • 기자명 강삼영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 원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삼영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 원장
    강삼영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 원장

    20년 넘게 묶여있던 의대 정원이 조만간 확대될 모양이다. 지역필수의사제 도입도 추진된다고 한다. 만성적인 의사 부족을 걱정해야 하는 강원자치도 상황에서 일단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 바로 강원자치도의 의료공백을 해결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도내 의과대학 정원이 늘더라도, 입학생 대부분이 수도권 출신이라면 그들은 졸업과 함께 강원을 떠날 확률이 높다.

    이미 호남권 대학의 의학계열 학과는 64.6%, 경남권은 63.4%를 해당 지역 출신 학생들로 뽑고 있다. 부산 지역 의대만 따로 보면 82%가 지역 인재 선발이고 전국 평균으로 따지면 53%다. (2023년 기준) 하지만 강원도 소재 대학의 의학계열 지역 인재 선발 비율은 고작 22%에 머물고 있다. 지역 학생들을 충분히 더 뽑을 수 있는데도 일부러 안 뽑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더해 지역 인재 선발에 지나치게 빡빡한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문제다. 도내 일부 의대는 타 지역보다 수능 최저기준을 높게 설정해 지역 인재 선발 정원을 다 못 채우고, 수도권 출신 학생들이 그 공백을 채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우리 강원자치도 학생들에 대한 심각한 차별이자, 지역 의료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안타까운 처사이다. 도내 병원에 응급 수술을 할 의사가 부족하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린다. 강원도 유일 어린이병원에서는 의사가 사직한 후 그 후임을 못 찾고 있다. 이처럼 도 전역에서 필수의료 붕괴의 조짐이 보이고, 의료 붕괴가 다시 지역 소멸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데 대학, 지자체, 교육 당국 모두 이 심각한 상황을 방관해왔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바로 도내 의학계열 대학의 지역 인재 선발 확대다. 부산대 의대의 경우 지역인재 선발을 80% 수준으로 확대했더니 졸업생의 74.9%가 지역에 남았다고 한다. 전남대 의대 졸업생이 지역에 남는 비율도 60% 이상이다. (2021~22년 기준) 이에 반해, 현재 강원자치도 의학계열 졸업생이 지역에 남는 비율은 15.1%에 불과하다. (2017~2021년 기간)

    이처럼 지역인재 선발 확대가 의료 공백을 없애고 청년 인재들을 지역에 정주케 할 수 있는 강력한 해결책이라는 통계가 모든 지역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대학과 지역사회에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도내 모든 대학의 의학계열 지역 인재 선발을 과감하게 80%로 확대하자. 최소한 전국 평균 이상인 60%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둘째, 수시 지역 인재 선발 시 수능 최저 등급 요건을 현실화하자. 수능 2등급 정도면 전국 상위 약 10%에 해당한다. 최저 기준을 3개 과목 합 6등급 수준으로 조정하고 학생부를 기준으로 선발하면, 해당 학생이 의학 공부를 해나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셋째, 지역 인재 선발과 취업을 논의하는 대학, 지자체, 공공기관, 시민사회 협의체를 구성하자. 의학계열뿐만 아니라 교대 등 다른 모집 계열도 지역 인재 선발을 확대하고, 더 나아가 공공기관 취업까지 논의를 확대했으면 한다. 이 협의체는 우리 강원자치도도 학생들이 수도권만 바라보지 않고 지역의 인재로 남아 지속가능한 발전을 일구어내도록 만드는 선순환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