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계의 김연아를 키워볼래요”⋯춘천 댄스스포츠 ‘월클’이 말하는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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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스계의 김연아를 키워볼래요”⋯춘천 댄스스포츠 ‘월클’이 말하는 매력

    [동네 사장님] 10. 올림픽 댄스스포츠 아카데미
    김성수 부원장, 춘천 유일 1급 강사⋯세계랭킹 5위
    세계 최고 권위 영국 ‘블랙풀 세계대회’ 입상
    “댄스스포츠계의 ‘김연아’ 육성하는 게 목표”

    • 입력 2024.02.05 00:08
    • 수정 2024.02.06 15:12
    • 기자명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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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을 집중 조명합니다. 저마다 사연을 가진 우리 이웃의 가게를 발굴하고 ‘동네 사장님’이 가진 철학을 지면으로 전합니다. <편집자 주>

    최근 인기를 끌었던 댄스 경연 방송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 이후 ‘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간 K-POP을 중심으로 방송 댄스가 주목받아왔지만, 스우파라는 방송을 통해 ‘스트릿’이라는 장르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댄스 장르는 리듬, 보그, 하우스 등 다양하다. 이런 모든 장르를 합쳐 정식으로 실력을 겨루는 ‘댄스스포츠’란 종목도 있다. 올림픽 정식 종목도 아니라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엄연히 대한체육회에서 인정한 정식 스포츠다.

     

    김성수 올림픽 댄스스포츠 아카데미 부원장. (사진=박준용 기자)
    김성수 올림픽 댄스스포츠 아카데미 부원장. (사진=박준용 기자)

     

    춘천 효자동에 있는 ‘올림픽 댄스스포츠 아카데미’는 댄스스포츠의 대중화를 위해 묵묵히 선수 양성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김성수 부원장(37)은 화려한 선수 생활을 잠시 뒤로한 채 고향인 춘천으로 돌아와 후계자 양성에 몰두 중이다.

    그의 가족은 모두 업계에 몸담고 있을 정도로 댄스에 진심이다. 강원특별자치도댄스스포츠연맹 이사인 김 부원장뿐 아니라 그의 아버지는 강원연맹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국내에서 댄스스포츠가 태동하던 1980년대부터 활동한 1세대 원로이자 현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이사다.

    그가 차린 올림픽 댄스스포츠 아카데미도 2000년 춘천 최초로 시작했는데, 경기 침체나 코로나19에도 굴하지 않고 24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학원 이름부터도 댄스스포츠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다고 한다. 종목 자체가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권에서 시작돼 아직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진 않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될 정도로 아시아에서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종목인 만큼 전국적인 홍보가 필요한 상황에도 김 부원장은 서울이 아닌 춘천에 자리 잡고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춘천이 고향인 점도 있지만, 오히려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소속 선수가 서울 선수를 이기는 게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31일 김성수 부원장을 만나 댄스스포츠의 세계에 들어가 봤다.

     

    1999년부터 댄스스포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성수 부원장(사진 오른쪽). (사진=김성수 부원장)
    1999년부터 댄스스포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성수 부원장(사진 오른쪽). (사진=김성수 부원장)

     

    Q. 댄스스포츠란 무엇인가요?

    말 그대로 춤만으로 실력을 겨루고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입니다. 현재 댄스스포츠의 모습은 영국에서 처음 정착됐고, 아직까지는 유럽 기반 선수들이 대회를 휩쓸고 있습니다. 종류는 크게 ‘라틴’과 ‘모던’ 두 분야로 나뉘어 그 아래 각각 5개씩 세부 종목이 있습니다.

    흔히 알려진 방송·힙합 댄스와 차이는 정식으로 승부를 겨루다 보니 ‘크루’, ‘댄스팀’과는 다른 개념으로 팀(혼성·단체)이 구성됩니다. 장점은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만큼 특정 댄스를 배우기 전에 익혀두면 기본기가 탄탄해진다는 점입니다. 전신운동인 만큼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요. 본인이 어떤 춤을 좋아하고, 추고 싶은지 모르겠다면 댄스스포츠 입문을 추천합니다.

    Q. 선수 시절 ‘월드클래스’라고 들었어요.

    저는 1999년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긴 부끄럽지만, 한때 아시아랭킹 1위, 세계랭킹 5위까지 올라가 본 적이 있어요. 국제대회와 전국대회 우승도 많이 했고요. 특히 종목 자체가 아시아보단 유럽 선수들의 활약이 독보적인데, 강원지역 최초·최연소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인 영국 ‘블랙풀 세계대회’에서 입상한 적도 있습니다. 댄스스포츠는 다른 스포츠 종목과 달리 ‘경연’ 형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결승전을 ‘프로페셔널 파이널리스트’라고 하는데, 2015년엔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국제대회 파이널리스트에 뽑힌 적도 있습니다.

     

    김 부원장(사진 왼쪽)은 과거 세계랭킹 5위, 각종 세계대회 입상 등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냈다. (사진=김성수 부원장)
    김 부원장(사진 왼쪽)은 과거 세계랭킹 5위, 각종 세계대회 입상 등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냈다. (사진=김성수 부원장)

     

    Q. 춘천에 학원을 운영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확히는 저희 어머니가 2000년에 차렸고, 저는 2010년쯤부터 선수와 강사를 병행했어요.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선수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현재는 부원장이자 강사로만 활동하고 있어요. 사실 비인기종목인 만큼 더더욱 춘천보단 서울에 차리는 게 유리하지만, 춘천 최초 학원이라는 자부심과 24년 전통을 유지하고 싶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예전엔 서울에서 선수, 춘천에서 강사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새벽 첫차를 타고 춘천에서 강습하고, 오후에 서울로 돌아가는 등 바쁘게 지내다 현재는 춘천에서만 강사와 각종 전국대회 심사위원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울이 제자를 육성하기 좋은 환경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비유라고 하긴 뭐해도 저와 수강생들은 춘천의 ‘외인구단’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미 제가 가르친 춘천 학생들이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했거든요. 예전엔 전국대회 나가면 “춘천? 거기 시골 아니야?”라는 말도 들었는데, 이젠 국제대회에서도 먼저 초청장이 올 만큼 성장했습니다. 가르치는 것만큼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수업 과정·시간표는 어떻게 되나요?

    크게 선수반과 취미반이 있습니다. 선수반은 현역 선수나 선수를 준비하는 학생으로 구성돼 평일 오후나 주말에 강습하고 있고, 취미반은 종합반(주부·직장인), 학생반, 실버반으로 나뉘어 있어요. 취미반엔 다이어트 목적이나 주부·직장인 등 다양한 분들이 찾아오셔서 새벽반이나 퇴근 이후인 오후 6시 50분부터 진행합니다.

    사업하시는 분들을 위한 평일 오후반도 있고요. 단체·개인 중 선택할 수 있고, 우동착 회원은 선택 강좌에 따라 최소 10% 이상 할인해드리고 있습니다. 저와 원장인 제 어머니가 춘천에서 유일하게 1급 댄스스포츠 강사 자격증을 갖고 있고 실력별 개인레슨 등 다양한 커리큘럼도 있어요.

    김 부원장과 그가 가르친 제자들은 현재도 각종 전국대회에 나가 우승하는 등 (사진=김성수 부원장)
    김 부원장과 그가 가르친 제자들은 현재도 각종 전국대회에 나가 우승하는 등 활약하고 있다. (사진=김성수 부원장)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첫째는 춘천과 강원지역을 국내 댄스스포츠 1등 지역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가르친 제자(학생)들이 이미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춘천의 댄스스포츠 인프라가 훨씬 커질 거라 생각해요. 서울과 비교해 ‘언더독’이 아닌, 서울에서 오히려 춘천을 찾게 만들고 싶습니다. 나아가 제자들이 피겨 종목의 김연아 선수처럼 국내에서 인프라가 작고 비인기종목임에도 세계 최고 선수가 돼서 스포츠댄스를 널리 알리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지금은 학원을 운영하느라 잠시 선수 활동을 못 하고 있지만, 종목 특성상 나이가 크게 중요하지 않거든요. 제가 키운 제자들이 누군가를 가르칠 수준이 되면, 다시 현역으로 복귀해 국내가 아닌 세계무대로 나가 활약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이자 꿈입니다.

    [박준용 기자 jypar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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