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폭설에 제설제 살포⋯많이 뿌린다고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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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폭설에 제설제 살포⋯많이 뿌린다고 안전할까?

    도로안전 위해 뿌리는 염화칼슘, 환경오염 등 부작용도
    시, 볏집막 사용 등 노력⋯제설제 상한선은 없다는 한계

    • 입력 2024.01.25 00:06
    • 수정 2024.01.30 17:49
    • 기자명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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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춘천시 동면 도로에서 박명학 춘천환경연합회장이 제설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식물을 살피고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24일 오후 춘천시 동면 도로에서 박명학 춘천환경연합회장이 제설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식물을 살피고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최근 춘천시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설용 염화칼슘이 대거 살포됐다. 제설작업에 효과가 좋아 교통사고나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그대로 방치될 경우 이에 따른 부작용도 작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시내 도로나 공원 등에 살포된 제설제는 총 2200여t(톤)에 이른다.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은 눈 속의 수분을 흡수해 수북히 쌓인 눈을 녹아내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염화칼슘이 녹으면서 발생한 열이 눈을 한 번 더 녹이고, 또 염화칼슘이 섞인 물은 어는점이 영하 50도까지 낮아져 녹은 눈이 다시 얼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이처럼 제설에 용이한 면도 있지만,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가로수의 고사, 차량 하부나 도로 시설물 부식 등 여러 피해도 야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가로수 고사에 따른 환경오염이다. 제설제로 사용되는 화학품이 식물에 닿거나 토양에 흡수되면 염분 수치를 높여 나무들이 수분을 땅으로부터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나무에 치명적인 영향을 입힌다.

    실제 이날 오후 춘천 동면의 한 도로에서는 곳곳에 심어진 식물 일부가 잎이 다 떨어지는 등 제설제 피해로 보이는 현상이 발견됐다. 박명학 춘천환경연합회장은 “제설제를 화물차로 도로에 대량 살포하는 경우 바람을 타고 주변 나무에 튀어 식물들이 고사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교목 등 튼튼한 나무는 견디기도 하지만 화양목의 경우 제설제가 조금만 튀어도 잎이 말라 죽게 된다”고 말했다.
     

    춘천시 동면 인근 도로에 제설제들이 남아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춘천시 동면 인근 도로에 제설제들이 남아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철의 부식 속도를 높이는 염화칼슘은 도로 위 각종 철제 구조물이나 자동차 하부에 튀어 손상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또 아스팔트 도로 틈에 제설제가 쌓이면 포트홀이 생기는 등 도로 손상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후평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운전을 조금만 해도 차 하부에 제설제가 튀어 올라 녹이 슬까 봐 걱정된다”며 “날이 추워도 하부 세차는 이틀에 한 번은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임성린 강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염화칼슘을 뿌리면 주변 잔디 등 식물에 피해가 갈 수 있어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춘천시도 최근 염화칼슘 사용량이 늘면서 친환경 제설제로 전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에 뿌리는 제설제는 상대적으로 염소 함량이 적은 친환경 제설제 90%이상 사용하고, 가로수에 볏짚 막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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