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체력시험 ‘남녀 동일기준’ 적용⋯“여성 과락률 증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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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관 체력시험 ‘남녀 동일기준’ 적용⋯“여성 과락률 증가 우려”

    소방청, 2027년 공채부터 체력측정 방식 변경
    남녀 동일 기준으로 ‘현장 강화형’ 인재 선발
    체력측정 방식도 순환식 5개 종목으로 변경

    • 입력 2024.01.25 00:02
    • 수정 2024.01.26 00:19
    • 기자명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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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 소방공무원 인재 채용 선발기준 개선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 소방공무원 인재 채용 선발기준 개선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7년부터 소방공무원 공개채용 체력시험에서 남녀 지원자에게 동일한 평가 기준을 적용된다. 그동안 성별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왔는데 재난 업무 특성상 체력시험 반영 비율을 강화하겠다는 차원이다.

    소방청은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현장 강화형’ 신규 소방공무원 선발·양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을 위해 소방청은 2022년 법령개정에 나서 지난해 공채부터 기존 체력 15%, 면접 10%의 반영비율을 체력 25%, 면접 25%로 늘렸다.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는 소방의 현장 직무 특성을 감안한 데 따른 결정이다. 다만, 소방청은 지금처럼 남녀 분리채용 방식은 유지하며 통신 등 일부 전문 직렬에서만 통합 채용을 이어간다.

    체력시험 종목·평가방식도 2027년부터 개편한다. 기존엔 기초체력 위주로 악력, 배근력,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앉아윗몸굽히기, 왕복오래달리기 6개 종목으로 평가했다. 이중 윗몸일으키기의 경우 남성은 분당 50회, 여성은 40회 등 종목별로 남녀 간 평가 기준이 달랐다.

    이를 소방임무 수행 중 자주 접하게 되는 상황·동작을 기반으로 한 순환식 5개 종목과 왕복오래달리기로 변경하고, 남녀 기준도 동일하게 변경한다. 순환식 종목은 계단 오르내리기, (소방호스)끌고 당기기, 중량물 운반, 인명구조, 장비 들고 버티기 등 소방업무에 필요한 근력과 근지구력을 측정한다.

     

    오는 2027년부터 소방공무원 채용 체력시험에서 남녀가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2027년부터 소방공무원 채용 체력시험에서 남녀가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소방청은 우선 올해부터 성별·연령별 필드 테스트를 거쳐 통과제 채택, 과락 적용·미적용, 측정 구간별 점수화 등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남녀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테스트에는 현재 재직 중인 소방공무원 1500명과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소방청은 “현재 미국과 영국, 독일, 호주 소방에서도 체력시험에 남녀 동일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소방현장 직무 특성상 강인한 체력이 요구됨에 따라 현장에 강한 소방공무원 선발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채용 제도 변화로 여성 채용 문턱이 높아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성 소방공무원 선발 비율은 2019년 10.0%에서 2021년 11.3%, 2023년 16.9%로 증가해왔다.

    소순창 건국대학교 소방방재융합학과 교수는 “남녀의 타고난 신체적 차이가 명확한데 남성의 기준에 맞추면 여성들의 시험 응시 기준이 너무 높아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소방업무도 직종마다 꼭 남성과 동일한 체력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여성의 기준에 부합하는 강인한 체력 기준이 명확히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성별에 따라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알지만 (측정 방식)개선 취지는 현장 활동에 필요한 기본 체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앞으로도 국가정책과 시대변화에 맞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소방정책을 발굴‧개선하고 고품질 소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ypar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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