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후] “어제오늘 일 아니다” 본지 보도에 강대병원 성토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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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후] “어제오늘 일 아니다” 본지 보도에 강대병원 성토 봇물

    본지 보도 하루만에 댓글 280여개 경험담 속출
    “전 직원조차 본인 병원 안 가겠다는데 말 다 했다”
    지역 의료 체계 붕괴 우려하는 목소리도
    강대병원 “책임 통감하나 의사 수 부족 문제”

    • 입력 2024.01.19 00:07
    • 수정 2024.02.08 08:36
    • 기자명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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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이 가지고 있던 고질적 문제가 터져 나온 것 같네요. 춘천 시민들만 아는 고충.” “아는 사람은 알고 있던 강대병원의 민낯이죠.” “응급실 가서 기다려보지 않은 분들은 실감 나지 않을 겁니다. 아픈 게 죄예요.”

    강원대학교병원(이하 강대병원)의 응급실 사태는 병원의 고질적인 문제가 터져나온 것이라는 본지 보도에 대해 시민은 공감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본지 웹사이트에 달린 댓글을 통해 강대병원의 현실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반응도 나온다.

    본지는 18일 웹사이트를 통해 <강원대병원 간호사 "내 가족 아프면 다른 병원 보낼 것">이란 제목의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이어 19일 춘천시내 전역에 배포된 위클리매거진에서도 1면 기사로 다뤘다. 강원대병원 응급실 사망 사고 이후 시민의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이는 인력 부족과 후진적 시스템, 병원장의 위기 해결능력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내용이다.

    뉴스를 접한 시민은 너나 할 것 없이 본인들의 경험담을 댓글로 달며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보도가 나간 후 하루 만에 댓글이 280여개를 넘어섰다. 대부분 본인 또는 가족이 강대병원에서 직접 겪었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강원대학교병원 응급실 앞에서 응급환자 보호자가 환자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종혁 기자)
    강원대학교병원 응급실 앞에서 응급환자 보호자가 환자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종혁 기자)

    댓글을 단 시민 고모씨는 “119로 이송됐던 환자다. 강대 응급실은 응급실이 아니다. 자전거 타고 다리에서 떨어져 갈비뼈 4대가 골절됐는데 7시간을 대기했다”며 “그 고통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도 마찬가지였다. “골절은 환자 취급도 안해준다” “아프다고 소리치면 진통제 1대 놔주고 끝” “어머니 무릎인공관 수술 자신 있다고 해서 맡겼더니 10년동안 못 걷고 누워만 계시다 하늘나라 갔습니다”는 등 강대병원에서 겪은 일들을 지적했다.

    특히 강원대병원에서 근무했던 전직 간호사가 본지 인터뷰에서 "의료진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옆에서 직접 보면서 진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가족이 아프면 강원대병원을 못 보내겠다"고 한 내용은 병원의 고질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시민 김모씨는 “강대병원의 문제 뒤에는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병원장이 있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병원장이 책임지고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반면 강대병원의 문제가 지역 의료계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남모씨는 “강대병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인구 감소, 인력 부족, 시스템 부족 등 자주 나오는 얘기지만 정부차원의 지방 의료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독자는 “의사들의 지역 근무 기피로 지역 의료 체계 붕괴로 이어지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의대 증원이 답 아닐까요”라고 했다. 박모씨는 “강대병원 의사들의 처우가 이렇게 낮은 줄 몰랐다”며 “좋은 처우가 있어야 의료 시스템 개선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대병원에서는 70대 환자가 어지럼증과 두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지만, 대기실에서 7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의료진은 응급실에서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세 차례 걸쳐 호명했으나 대답이 없자 환자가 병원을 벗어난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강대병원은 응급실에 인턴 2명, 간호사 3명 증원, CCTV 설치와 모니터링 강화를 재발 방지 대책으로 내놨다. 하지만, 내부에서조차 현장 상황을 모르고 실효성 없는 대책을 내놓았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강대병원 측은 이에 대해 “앞서 일어난 응급실 사망사고나 병원 내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정부나 학계, 의료계가 나서 의사 수를 늘리지 않는 이상 병원 내에서 이런 사고를 모두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MS투데이는 앞으로도 강원대병원의 응급환자 관리 실태와 행정 시스템의 문제점, 지역 거점 대형병원으로서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에 대해 지속 취재하겠습니다. 관련 제보를 기다립니다. ljhy0707@mstoday.co.kr

    [이종혁 기자 ljhy070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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