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센터장의 작은 도시] 커먼즈필드의 사람들 : 달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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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센터장의 작은 도시] 커먼즈필드의 사람들 : 달봄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 입력 2024.01.15 00:00
    • 수정 2024.01.16 00:10
    • 기자명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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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가간 정책 협의와 조정을 통해 경제 협력을 증진하고 세계 시민의 공동 번영을 꾀하고 있는 국제기구이며 한국을 포함한 38개 국가가 가입하고 있다. OECD가 경제 문제만 논의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 사회, 환경, 보건 등 거의 모든 생활 분야를 망라하여 종합 연구하며 때로는 회원 국가간 삶의 조건들을 비교하여 순위로 보여주기도 한다.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연구에서 한국이 다른 회원국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순위에 오르는 항목이 출산율과 자살률이다. 우리나라는 아이를 가장 적게 낳고 자살은 가장 많은 나라이다. 특히, 자살률은 2003년 이래 독보적인 1위 국가이다. 2022년 한해동안 한국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의 수는 1만2906명이고, 자살률은 OECD 평균의 두배가 넘는다.

    정부도 이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 100만명에게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상적 마음돌봄체계를 구축하고 치료와 회복은 물론 예방까지 챙기는 정신건강 통합관리정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눈에 띠는 것은 청년층 정신건강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10년마다 제공하던 정신건강 검진주기를 20~34세 청년층에게는 2년으로 단축하고 대학 내 상담센터를 통한 심리지원 강화 노력 및 성과를 대학기관 평가인증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세대의 정신건강이 다른 세대들에 비해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10대부터 3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사고나 질병이 아닌 자살이다. 2021년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97만960명 중에서 20대가 17만716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가 14만270명으로 뒤를 이었다. 5년전과 비교했을 때 20대 우울증 환자는 127.1%가 증가하고 30대는 67.3%가 증가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고립·은둔 청년도 5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청년들의 정신건강은 왜 위협받고 있는걸까? 찬란하고 아름다운 시절을 불안감과 고립감 속에서 보내고 있는걸까?

    커먼즈필드 춘천에 입주해 있는 ‘달봄’은 청년들의 마음건강을 중진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는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20대 초반 힘든 시절을 겪었다는 손우정 대표는 정신건강이라는 말대신 마음건강이라는 용어를 쓴다. 청년들에게 정신건강이라는 용어가 ‘정신질환’이나 ‘정신병원’처럼 반드시 치료해야 할 심각한 질병을 떠올리거나 잠재적 위험집단이라는 자기 낙인이 되어 스스로 부정적인 편견을 갖게 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청년들이 경험하는 감정이 우울해지는 때, 인간관계가 어려워지는 때, 일 때문에 부담스러운 때는 비정상적인 상태로서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누구나 겪어야 하는 정상적 상황으로 잘 관리하고 넘어서야 할 일상의 과정이다. 달봄의 마음건강 솔루션은 일상을 돌아보는 도구들로 구성된다. 감정 카드, 공감 일기, 존중 캐릭터와 같은 컨텐츠들은 가볍고 쉽지만 모두 주변과 소통하고 타인과 공유되도록 고안되었다. 마음건강은 사회연결망을 통해 확보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2021년 춘천시의 자살률은 30.2명으로 우리나라 평균 25.2명보다 훨씬 높다. 우울증을 경험했다는 춘천시민은 11%로 전국 평균 6.8%보다도 훨씬 높다. 논의가 필요하다.

     

    ■ 박정환 필진 소개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전) 행정안전부 정부혁신추진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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