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쉽지 않네요”⋯소상공인 부채, 영업이익의 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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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사 쉽지 않네요”⋯소상공인 부채, 영업이익의 6배

    고용 시장 악화로 취업 못해 ‘창업’ 결정
    소상공인 수는 늘어나지만 시장 조사 부족
    영업이익은 늘어났지만 빚 부담 크게 증가
    경쟁 심화, 원재료비 부담에 경영 애로 커

    • 입력 2023.12.28 00:07
    • 수정 2024.01.02 00:13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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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 시장 악화로 창업을 선택하는 소상공인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창업 준비 기간이 짧은 데다, 웬만해선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보니 오히려 빚 부담만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소상공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강원지역 소상공인 사업체는 14만1000곳으로 1년 전(14만곳) 대비 1000곳이 늘어났다. 종사자 수도 23만9000명에서 24만1000명으로 2000명 증가했다.

    문제는 창업 동기다. 조사에 응한 소상공인 중 ‘자신만의 사업을 경영하고 싶어서’, 또는 ‘수입이 더 많을 것 같아서’라고 답한 사람은 각각 0.4%포인트(p), 1.1%p씩 줄고, ‘임금근로자로 취업이 어려워서’ 소상공인의 길을 택했다고 답한 사람이 1.1%p 증가했다. 더 나은 ‘비전’을 갖거나 성공하기 위한 창업이 아니라, 취업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을 선택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창업을 위한 충분한 연구와 시장 조사도 부족한 실정이다. 창업 준비 기간은 평균 9.5개월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1년(9.8개월) 대비 0.3개월(2.9%) 줄어든 수치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숙박‧음식점업 창업 준비 기간은 같은 기간 8.7개월에서 8.4개월로 줄어 준비 기간이 가장 짧은 업종이었다. 창업을 위한 시장 분석과 연구 등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도전하는 실정이다.

     

    지역 내 폐업하는 소상공인들이 증가하며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액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최민준 기자)
     골목상권 경쟁 심화로 소상공인들의 경영 환경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벌이도 시원치 않다. 지난해 소상공인의 사업체당 매출액은 2억3400만원으로 전년(2억2500만원) 대비 900만원(4.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00만원에서 3100만원으로 3000만원(10.1%) 늘었다. 수치로는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문제는 코로나19를 버텨낸 소상공인들이 이미 빚더미에 앉았다는 점이다. 실제 사업체 중 부채를 보유한 이들은 59.3%로 소상공인의 절반 이상이 빚을 갖고 있다. 사업체당 부채액도 1억85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100만원(6.1%) 증가했다. 부채 규모가 평균 영업이익의 6배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편의점과 같은 도소매업 업종은 사업체당 부채가 평균 1300만원이나 늘었다.

    코로나19가 끝났지만,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소상공인들은 경영 애로 사항으로 경쟁 심화(46.6%), 원재료비(39.6%), 상권쇠퇴(37.7%) 등을 꼽았다. 업체 수가 더 늘어나면서 경쟁은 더 심화하고, 물가 상승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심각하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가 1345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7.6%가 ‘현재 대출금 상환으로 힘들다’고 답했다. 경기 악화로 부채가 늘어난 데다, 금리 영향으로 금융비용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다. 또 응답자의 59.7%는 지난해보다 대출 잔액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실태조사 결과 10%가 넘는 소상공인이 대출 만기도래와 상환 독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상공인의 금융비용이 급증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저금리 대출 확대 와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금융 지원 대상을 전체 자영업자 대출 등으로 폭넓게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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