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치킨인데 매장마다 가격이 달라요”⋯이유는 배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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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치킨인데 매장마다 가격이 달라요”⋯이유는 배달비?

    홈페이지 권장 가격과 체인점 가격 상이
    A 체인점 2만2900원·B 체인점 2만1900원
    매장마다 마진율 등 고려해 직접 설정 가능
    일각선 “음식값 올리고 배달비 낮추는 꼼수”

    • 입력 2023.12.15 00:05
    • 수정 2023.12.19 00:10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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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원주에서 춘천으로 이사한 직장인 이모(28)씨는 배달앱에 입점된 프랜차이즈 치킨집에서 주문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같은 메뉴였지만, 춘천 체인점이 원주 체인점보다 1000원 더 비쌌기 때문이다. 그새 가격이 올랐나 싶어 프랜차이즈 본사 홈페이지를 봤더니, 공시된 가격은 체인점보다 1000~2000원 낮았다.

    이씨는 “프랜차이즈는 가격과 맛의 통일성 때문에 믿고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체인점마다 가격이 다른 데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가격보다 비싼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라도 동일한 메뉴의 가격이 매장별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 결과, 한 치킨 프랜차이즈 신메뉴는 춘천 A 체인점에서는 2만2900원, 원주 B 체인점에서는 2만1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프랜차이즈 공식 홈페이지에 표기된 가격은 2만900원이다. 체인점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본사에서 공지한 가격보다 1000원에서 2000원 가량 비싼 셈이다.

     

    한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같은 메뉴의 가격이 홈페이지(왼쪽)과 A 체인점(가운데), B 체인점마다 다른 모습. (사진=한 치킨 프랜차이즈 홈페이지 갈무리, 배달의민족)
    한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같은 메뉴의 가격이 홈페이지(왼쪽)과 A 체인점(가운데), B 체인점마다 다른 모습. (사진=한 치킨 프랜차이즈 홈페이지 갈무리, 배달의민족)

     

    같은 지역에 있더라도 동일한 메뉴의 가격이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도 있었다. 춘천 C 치킨 프랜차이즈 체인점은 후라이드 치킨을 1만70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강북지역 E 체인점은 같은 메뉴를 1만8000원에 팔고 있다. 두 체인점 간 거리는 3㎞에 불과하다.

    매장 판매가가 본사 권장 가격보다 높은 이유는 점주가 마진율 등에 따라 가격을 따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본사 권장판매가는 해당 매장 정책에 따라 판매금액이 다를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웬만해서 점주들에게 본사 권장판매가를 권하고 있지만, 따르지 않는 일부 점주들이 있다”며 “월세나 인건비, 배달료 등을 고려해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프랜차이즈 특성을 고려하면 매장마다 가격이 다른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매장이 배달비 일부를 음식값에 전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부정적인 인식이 생긴 배달비를 높이면 주문이 줄어들 수 있으니, 대신 음식값을 높게 받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춘천지역 음식점에서 음식값을 올리고 배달비를 낮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체인점은 본사 권장 가격이 1만7000원인 메뉴를 1만8000원에 팔고 인근 체인점보다 배달비를 1000원 낮췄다.

    강원춘천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음식 가격은 배달비, 임대료, 중개수수료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며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고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공공배달앱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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