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은행 종노릇” 발언에⋯은행권, 자영업자에 연간 150만원 ‘이자 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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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은행 종노릇” 발언에⋯은행권, 자영업자에 연간 150만원 ‘이자 환급’

    尹 “소상공인, 은행 종노릇” 금융계 압박
    은행권, 순이익 10% 규모 상생 대책 마련
    자영업자·소상공인에 최대 150만원 지원
    실질적 효과 및 형평성 두고 엇갈린 평가

    • 입력 2023.12.12 00:02
    • 수정 2023.12.15 22:16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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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로 금융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은행권이 최대 1인당 150만원의 이자를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서민들의 금융 비용 부담을 두고 은행권을 향해 ‘갑질’ ‘종노릇’과 같은 강도 높은 표현을 쓰자, 은행들이 상생 금융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회원 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태스크포스’는 이달 7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상생 금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상생 금융 지원 대상은 올해 말 기준으로 금리가 5%를 초과하는 기업 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다. 이들이 내년에 은행에 납부할 이자의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형태다.

    대출자 1인당 이자 환급 규모는 ‘대출 1억원에 대해 연간 최대 150만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구체적인 이자 감면율과 금리 구간별 차등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캐시백 지원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시중은행·인터넷은행·지역은행)이 참여한다.

    은행연합회 시뮬레이션 결과 이번 지원액은 약 2조원 규모로, 은행연합회 회원 은행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18조9369억원) 기준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은행연합회는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방식을 이달 중으로 확정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고금리에 영업 실적이 늘어난 은행권을 압박하자, 은행들이 자영업자에게 이자 환급액을 지원하는 상생 금융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정부가 고금리에 영업 실적이 늘어난 은행권을 압박하자, 은행들이 자영업자에게 이자 환급액을 지원하는 상생 금융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은행권의 상생안은 최근 윤 대통령과 야당의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소득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 지원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어 논란이 크다. 오히려 성실하게 원리금을 상환해온 차주들의 박탈감을 키운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춘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50)씨는 “다달이 적자만 면하는 수준으로 가족들의 노동력을 투입해가며 일하고 있는데 연간 150만원, 한 달로 치면 12만5000원이 얼마나 효과적인 구제책이 되겠느냐”며 “차라리 성실하게 대출금을 상환해 온 자영업자들에게 금리를 낮춰주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에게만 적용되는 이자 환급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직장인 조모(33)씨는 “주택담보대출도 금리가 올라 힘든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만 이자 지원금을 준다니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청년이나 고령층 등 금융 취약 계층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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