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경의 동의보감] 병 중의 왕 ‘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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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의 동의보감] 병 중의 왕 ‘중풍’

    • 입력 2023.12.12 00:00
    • 기자명 김도경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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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 한의사
    김도경 한의사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가장 조심해야 할 병 중 하나가 ‘중풍’입니다.

    중풍은 뇌혈관이 막힌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진 뇌출혈을 말하는데, 이를 뇌졸중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중풍은 바람을 맞았다는 뜻으로 태풍이 불면 나무가 쓰러지고 집이 무너지는 상황을 비유한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풍자백병지장(風者百病之長)이라 하여 풍이라는 것은 병중에서도 왕이라고 말합니다. 공교롭게도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도 한겨울에 중풍으로 쓰러져 74세의 나이에 승하하셨디고 합니다.

    중풍은 사망의 위험이 높은 데다가,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회복이 어려운 반신불수나 언어장애와 같은 무서운 후유증을 남기게 됩니다. 이러한 후유증으로 인한 본인의 괴로움은 말할 것도 없지만, 긴 병에 효자 없다고 병시중이 길다 보면 가족들도 지치게 되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갈등과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과연 중풍은 만병 중에 나쁘기가 왕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지요.

     

    중풍 예방을 위해 알아두시면 좋은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중풍이 발생하기 쉬운 체질이 있습니다.
    ● 중풍은 가족력이 있으므로 부모 중에 중풍을 앓으신 분
    ● 식탐이 많아 늘 과식이나 폭식을 하고 배고픔을 못 참는 분
    ●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이 많은 분 
    ● 음주와 성생활을 과하게 하신 분
    ● 성격이 급하며 평소 욱하는 성질이 잘 나는 분
    ● 심혈관이 좋지 않아 협심증 시술을 받으신 분

    둘째, 중풍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듯하지만 전조증상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에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리는 증상이 발생하면 3년 안에 중풍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때 미리 유풍탕과 천마환이라는 약을 1~2제씩 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어지럼증 또한 중풍이 발생하는 초기 증상이므로 살이 찌고 피부가 흰 사람은 사군자탕에 반하, 진피, 형개, 천궁을 넣어서 쓰고 마르고 피부가 검은 사람은 사물이진탕에 황금, 박하 등을 넣고 달여 먹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잦은 어지러움이나 손가락의 감각 이상은 중풍의 가능성이 높고 그 밖에도 잦은 두통, 시력 이상, 혀의 이상, 떨림 등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잦은 두통, 시력 이상, 혀의 떨림 등 증상이 있을 때는 중풍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잦은 두통, 시력 이상, 혀의 떨림 등 증상이 있을 때는 중풍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셋째, 중풍 예방에 좋은 뜸 치료법이 있습니다.
    편작심서라는 책에 의사가 병을 치료할 때 뜸을 뜨는 것은 밥할 때 불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뜸은 밥 먹듯이 하며 침은 고기 먹듯이 하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뜸이 치료와 건강증진에 좋은 효과를 준다는 말인데요. 동의보감에는 중풍의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족삼리와 절골이라는 혈자리에 뜸을 세 번씩 늘 뜨면 중풍이 예방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백회, 곡지, 대추, 견정, 간사, 기해, 관원 등의 혈자리에 뜸을 뜨면 중풍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넷째, 중풍 예방에 좋은 차를 드시면 좋습니다.
    중풍 예방에 좋은 뽕나무 가지차가 있습니다. 뽕나무 가지를 이른 봄에 잎이 나기 전에 잘라서 살짝 볶은 후에 끓여서 한두 잔 마시면 됩니다. 뽕나무 가지는 피를 맑게 하여 혈관이 막히는 것을 방지하며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좋습니다. 

    다섯째, 중풍을 예방하기 위한 한약 복용법이 있습니다.
    노화로 인해 원기가 부족하거나 몸속에 진액이 부족해서 중풍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함으로써 기혈을 보충해 주고 진액을 채워주어 혈관의 노쇠로 인한 중풍을 예방할 수가 있습니다. 살이 찐 사람은 사군자탕, 마른 사람은 사물탕에 가감하여 처방합니다. 

    중풍은 병이 나면 고치기 어려우므로 예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침 식사는 든든히 하고 저녁에 과식하지 않으며 가벼운 운동을 하는 등 기본을 지키는 섭생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과음도 피해야 합니다. 크게 화를 내거나 걱정을 한 후에 중풍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안정된 정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김도경 필진 소개
    - 희망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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