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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의 부동산 투시경] 순식간에 차갑게 식은 아파트 시장,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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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갑의 부동산 투시경] 순식간에 차갑게 식은 아파트 시장, 왜 이럴까?

    • 입력 2023.11.27 00:00
    • 수정 2023.12.04 09:40
    • 기자명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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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아파트시장이 갑자기 싸늘해지고 있다. 지난 추석 때에만 해도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섰지만, 요즘은 한마디로 썰렁하다. 매수자들이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관망세로 돌아섰다. 거래도 뚝 끊겼다. 벌써 일부 지역에선 아파트값이 내림세를 보인다. 시장 냉각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왜 이처럼 아파트시장 분위기가 돌변할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보화시대의 부동산 시장의 풍경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삶의 표준이 되는 포노사피엔스 시대가 아닌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비슷한 정보를 함께 받아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

    사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거의 스마트폰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정보를 얻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 사회의 핫이슈가 생기면 거의 반나절이면 다 알게 된다. 모바일 혁명으로 정보 유통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간편함과 실시간 소통, 그리고 강력한 유통 파워로 정보의 확산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아파트 시장은 마치 100km 속도로 달리는 코끼리 떼 같은 느낌이 든다. 무게는 항공모함이지만 속도는 보트처럼 빠르게 움직인다. 과거 오프라인 마인드에 익숙한 사람들은 요즘 시장 흐름을 보면 어지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아파트 시장 자체가 효율적 시장에 가까워지고 있다. 유진 파머의 ‘효율적 시장이론’에 따르면 효율적 시장은 새로운 정보가 지체 없이 가치에 반영되는 시장이다. ‘OO 지역 아파트값이 싸다고 하더라’ ‘이제 집값이 내려간다더라’ 등의 정보가 나돌아 공감대가 형성되면 투자자들이 일제히 움직인다.

    그래서 무리 지어 움직이는 ‘군집 행동’이 쉽게 나타난다. 정보를 동시다발적으로 수용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은 비슷해지기 마련이고, 이 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군집 행동이다. 이러한 군집 행동은 정보전달이 빠를수록, 투기적 수요가 많을수록, 시장이 불안할수록 자주 나타난다.

    시장이라는 거대한 집단적 공간에서는 나보다 남을 더 신경 쓴다. 집이 거주보다 투자의 대상일 때는 더욱 그럴 것이다. 반면 거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집 구매는 자신의 형편이나 자금이 중요하지 남을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각개전투다. 하지만 투자자 중심일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투자자는 자신의 독립적인 의사결정보다 시장 대다수가 어떤 의사결정을 할지가 훨씬 중요하다.

    한마디로 남의 눈치를 보면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들도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고, 모방의 무한 연쇄작용 끝에 거대한 무리 짓기가 만들어진다. 부동산 시장이 확 달아오르다가 어느 순간 돌변해서 얼어붙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거듭 강조하건대 시장은 생각보다 광속으로 움직인다. 이제는 부동산 통계를 보고 대응하기 쉽지 않다. 물론 큰 추세적 흐름은 통계를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대응할 때는 통계만 의존할 경우 한발 늦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자칫 백미러를 보고 운전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어서다. 2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 아파트 실거래 가격 지수, KB 선도 50 아파트 지수를 눈여겨보라. 장바닥 시장 흐름을 비교적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지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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