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하나만 못 잡아도 치명적” 강원 마약범죄 느는데⋯관세청 수사 인력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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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수 하나만 못 잡아도 치명적” 강원 마약범죄 느는데⋯관세청 수사 인력은 ‘0’

    올해 1~8월 도내 마약사범 635명 적발
    2년 전보다 2.5배 증가⋯전국 평균 상회
    지역 경찰·세관 전문 수사 인력 부족
    전문가 ″인력 확대 및 조직 협력 필요″

    • 입력 2023.11.05 00:02
    • 수정 2023.11.07 00:03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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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지역 내 마약범죄가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수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이 들어오는 경로의 시작점인 밀수조차 막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강원특별자치도에서 단속된 마약사범의 수는 635명으로 월평균 80명이 적발됐다. 이는 대검이 강원지역 마약류 현황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도내 마약사범 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21년 251명이던 사범 수는 지난해 410명으로, 이후 1년 만에 다시 635명으로 늘었다. 2년 만에 15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가율(70%)의 두 배다.

    반면, 이를 관리할 전문 수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강원경찰청 내 마약 수사 경찰관은 13명으로 지난 5년간 경찰 한 명이 평균 182명의 마약사범 수사를 담당했다.

    도내 마약범죄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수사할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도내 마약범죄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수사할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마약 밀수의 최전선에서 대응해야할 세관 수사 인력은 전무한 실정이다.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속초세관에서 지난 5년간 총 24건의 마약 밀수가 적발됐다. 그러나 속초를 비롯한 도내 세관에는 이 같은 밀수를 전문적으로 찾아낼 마약 수사 인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노용호 의원은 “세관을 통한 마약 밀반입이 꾸준하고 방법도 다양해져 적발이 어려워진 실정”이라며 “전국 세관의 마약 수사 인력을 늘리고 수사 기관들의 협조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경찰 관계자는 “지역 세관을 통과하는 마약 밀수 10건 가운데 하나만 못 잡아도 그 지역엔 치명적이다. 그러나 현재 적발되는 양은 극히 일부일 것”이라며 “마약 유통의 확대를 막기 위해선 세관 내 전문 인력 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발전하는 마약범죄 방식을 따라가기 위해선 전문 수사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노섭 한림대 융합과학수사학과 교수는 “밀수는 물론 비대면으로까지 마약 유통 루트가 현대화됐지만, 수사 방식은 여전히 옛날에 머물러 있는 경향이 강하다”며 “밀수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거나 유통 조직망을 역추적해 소탕하는 방식을 써야하는데 이를 위해선 전문 수사 인력을 확대하고, 수사기관 간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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