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가위에 마음 쓰이는 ‘고향 소멸’, 강원도는 무얼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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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가위에 마음 쓰이는 ‘고향 소멸’, 강원도는 무얼 하고 있나

    • 입력 2023.09.26 00:00
    • 수정 2023.09.26 14:06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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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우리네 속담이다. 황금 들녘에 오곡백과는 무르익고, 둥근 보름달 아래에서 풍성한 상 차려 차례 지내고 잔치를 벌이는 날,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날이 추석이다.

     먹을 것이 모자라던 시절에는 여느 때 맛볼 수 없는 음식이 소중했지만, 먹고 살 만해진 뒤에는 객지에 나간 가족 친지들이 고향 집에서 상봉하는 날이라는 점이 추석의 의미가 됐다. 추석이 다가오면 도시에선 며칠 전부터 ‘고향 가는 길’ 이야기로 들썩들썩하고, 지역에선 골목 어귀마다 ‘귀성 환영’이란 플래카드를 내걸고 고향 까마귀들을 반겼다. 

     하지만 요즘 추석에는 이런 정겨운 풍경을 보기 어렵다. 추석이라고 고향 찾는 사람도 많지 않아, 때만 되면 언론에 단골로 등장하던 ‘민족 대이동’ 표현도 사라졌다. 고향집에 가도 삼촌 조카에 손주 며느리까지 모여 시끌벅적하던 대가족의 모습은 없어진 지 오래고,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마을회관들도 거의 폐쇄되어 적막감마저 감돈다. 

     이러다 보니 한가위가 되면 사람이 그리워진다. 우리 지역에, 내 고향 지역에 사람이 얼마나 남고 떠났는지 새삼스럽게 마음 쓰이는 때가 한가위다.

     국가에서 조사 발표한 지표를 보면 인구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태다. 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65세이상) 인구 대비 가임 여성(20~39세) 인구의 비중을 따져 매기는 지방소멸지수에서 우리나라 228개 지자체 가운데 52%, 그 중에서도 강원자치도는 88.9%가 ‘위험’ 수준으로 분류됐다. 소멸위험지역이란 이대로 30년이 지나면 땅이름만 있고 사람이 살지 않아 소멸될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또 행정안전부가 인구증감률 등의 지표를 종합해 인구가 현저히 줄어드는 인구감소지역을 추렸는데, 여기에도 강원도는 횡성 평창 정선 영월 양양 고성 삼척 양구 철원 태백 홍천 화천 등 12곳이 포함됐다. 

     우리나라 인구 감소추세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어서 사실 막을 방법은 없다.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다른 지역으로 사람 뺏기지 않으면서 우리 지역 유동 인구 유입을 늘리는 것뿐이다. 이를 위해선 청년들에게 주거와 일자리 혜택을 주어 강원도를 찾게 만들고, 최근 정부에서 도입한 생활인구 개념을 도입해 다른 지역 거주민이 관광 휴양 등의 목적으로 강원도에 추가 생활거점을 갖게 하는 정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전남 목포, 충남 서천, 경북 문경 등 다른 지역은 중앙의 지원을 받아 청년 마을을 운영하는 등 이미 생활인구 늘리기에 팔걷고 나섰는데 강원도는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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