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후루’ 먹을까?⋯자극적인 맵단 맛에 건강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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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탕후루’ 먹을까?⋯자극적인 맵단 맛에 건강 ‘주의보’

    청소년 사이 '마라탕후루'유행
    맵고 단 음식, 청소년 건강 우려
    소아비만, 당뇨 등 위험 있어

    • 입력 2023.09.15 00:01
    • 수정 2023.09.20 00:06
    • 기자명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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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시민들이 춘천 명동 거리에서 탕후루를 먹고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14일 시민들이 춘천 명동 거리에서 탕후루를 먹고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저녁으로 마라탕 먹고 난 뒤 후식은 탕후루에요”

    청소년들 사이에서 탕후루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딸기, 샤인머스캣, 귤, 체리 등 과일을 꿴 꼬치에 설탕을 입혀 굳힌 중국 간식인 탕후루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그동안 인기 메뉴였던 마라탕까지 더해지면서, 맵고 단 맛이 특징인 음식에 중독된 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찾은 춘천 명동 거리에선 손에 탕후루 꼬치를 들고 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탕후루를 사러 온 학생 무리는 저마다 꼬치를 들고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정모(16)양은 “부모님이 건강에 좋지 않으니 사 먹지 말라고 하셨지만, 끊기 어려워 몰래 먹고 있다”며 “샤인머스캣을 주로 먹었는데 최근 파인애플 꼬치가 들어오기 시작해 질릴 틈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냉동·간편 조리식품 분야의 10대 청소년 인기 검색어 1위는 탕후루였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확보한 ‘달콤왕가탕후루’는 현재 전국 4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40여 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춘천에도 명동에 위치한 매장을 포함해 3곳의 탕후루 매장이 자리해 있다.

    요즘 청소년 사이에선 얼얼하고 매운 향신료 맛의 마라탕을 먹고 난 뒤 간식으로 탕후루를 즐기는 게 유행이 됐다. ‘마라탕후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탕후루 1개에는 10~25g의 당이 포함돼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탕후루 1개에는 10~25g의 당이 포함돼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지만, 마라탕과 탕후루와 같이 자극적인 음식을 동시에 먹을 경우 나트륨과 당의 하루 권장 섭취량을 초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은 2000mg인데, 마라탕 1인분에는 약 2000~3000mg의 나트륨이 들어간다. 탕후루에도 1개 10~25g의 당이 포함돼 있어 한 개만 섭취해도 하루 권장 당 섭취량인 50g의 절반에 육박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오지선(48)씨는 “친구들 따라 유행인 음식이라 먹게는 하지만 설탕 덩어리를 먹는 것 같아 건강을 해칠까 우려된다”며 “마라탕도 먹고 들어온 날에는 아이가 설사를 하거나 속이 안 좋다고 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김용혁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저탄고지, 지중해 식단 등 여러 가지 다이어트 방법이 나오고 있지만 공통점은 바로 당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탕후루에는 어마어마한 당이 포함돼 있어 백해무익할 수 밖에 없는 음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청소년기에는 당 섭취가 소아비만으로 직결되고, 결국 성장 저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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