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게서는 언제나 춘천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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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에게서는 언제나 춘천 향기가 난다

    ■[MS투데이 칼럼] 윤수용 콘텐츠 제작국장

    • 입력 2023.09.07 00:01
    • 수정 2023.09.08 00:16
    • 기자명 윤수용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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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수용 콘텐츠 제작국장
    윤수용 콘텐츠 제작국장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글로벌 경기 시각과 지명에 ‘춘천’이 등장했다.
    춘천은 브라질 상파울루, 호주 멜버른, 인도 뉴델리 등 세계적인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바로 손흥민 이야기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달 26일 EPL 3라운드 본머스전을 앞두고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소속 선수들의 고향 도시 이름과 경기 시각을 각각 알렸다. 한국 시각에는 일상적인 ‘서울’ 대신 ‘춘천’을 표기했다. 손흥민이 출전하는 토트넘 경기 시각의 대한민국 표준시가 ‘춘천’으로 인증된 셈이다.
     
    인구 30만이 안 되는 춘천이 1000만 인구 서울을 대신해 대표성을 가진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하고 싶다. 누리꾼과 ‘축구 찐팬’의 반응은 춘천이 세계적인 도시로 우뚝 선 모양새다. 혹자는 소속 선수 고향 지명을 단순히 표기한 것을 두고 확대해 해석했다고 폄훼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정 시청자 1230만명, 중계료만 8조4800억원에 달하는 EPL의 규모 앞에선 반론이 없을 것이다. 또 손흥민은 지난 주말 번리와의 4라운드 원경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하며 영국 BBC방송이 선정한 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명불허전의 월드클래스다.

     

    해트트릭을 폭발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영국 BBC방송이 선정한 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해트트릭을 폭발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영국 BBC방송이 선정한 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손흥민이라는 이름값이 춘천과 대한민국에 미치는 영향력은 천문학적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에 수천억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해 냈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곁들인 분석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빅리그 스포츠 스타의 경제적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손흥민이 지난해 소비재 수출 증대 효과 2700억원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승용차 9800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 파급력이라고 한다. 보고서는 경제 전체의 생산유발액 59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 1840억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내놨다. 손흥민의 평균 계약 기간(5년간)으로 환산한 경제적 효과는 수출 증가액 1조3050억원, 생산유발액 2조95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손흥민은 고향 ‘춘천’의 소비 진작에도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손흥민 카페’로 불리는 춘천 동면에 있는 ‘인필드’는 지난 6월 기준 강원관광재단 내비게이션 데이터 분석에서 ‘상승 순위 톱 30’에 올랐다. 카페를 방문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춘천을 방문하고 있다는 뜻이다. 손축구아카데미는 카페 인근에 있는 손흥민체육공원에서 매년 ‘손흥민 국제 유소년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한다. 대회에 참가한 전 세계 선수와 관계자들이 춘천 곳곳을 관광하면서 유발하는 유·무형적인 경제 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손흥민의 품격 높은 춘천의 향기는 남다른 고향 사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 새해부터 손흥민은 고향사랑기부제에 500만원을 쾌척했다. 개인이 연간 기부할 수 있는 최대액이다. SON축구아카데미의 요람인 손흥민체육공원은 자비 170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그는 고향 춘천과 강원도가 재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면 언제나 얼굴 없는 천사로 다가왔다. 최근에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춘천을 자신의 고향이라고 자랑스럽게 밝힌 후 닭갈비를 먹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춘천은 손흥민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받는 것에만 익숙한 매너리즘에 빠져 손흥민을 화수분으로 동일시하는 착각일지 모른다. 챗GPT에 손흥민의 고향을 물어보면 ‘경상북도 창원시’, ‘대구광역시’ 등 생뚱맞은 응답을 내놓는다. 현재 춘천도 손흥민에게 엉뚱한 예우와 함께 오류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 않나 거꾸로 묻고 싶다. 왜냐하면, 춘천에서는 손흥민의 향기를 맡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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