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짜리도 버려져⋯골칫거리 '장기 방치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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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만원짜리도 버려져⋯골칫거리 '장기 방치 자전거'

    • 입력 2023.09.01 00:02
    • 수정 2023.09.06 00:02
    • 기자명 이정욱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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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10일 이상 자전거를 무단 방치할 경우 강제 처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차역 등 춘천시 내 곳곳에 조성된 자전거 무료 보관소는 장기 무단 방치 자전거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에 실제 이용자들은 자전거 세울 곳이 줄고, 운전자와 보행자는 이동에 불편까지 초래되지만, 단속 인력 부족과 자전거와 함께 방치된 양심에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지난 2021년 ‘자전거 친화 도시’ 구축을 선포한 춘천시.
    탄소중립을 통한 시민 행복 실현을 위해 자전거 도로와 보관소 조성 등 이용기반을 확충했습니다.

    2년여가 지난 현재는 이용자만큼 버려지거나 방치된 자전거가 늘어 도심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남춘천역 자전거 무료 보관소.

    수북한 먼지를 뒤집어쓰고 녹슬어있는 자전거가 수두룩합니다.

    몇만원대의 저렴한 자전거부터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자전거도 있지만, 바퀴에 바람이 빠지고,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까지 뒤엉켜 마치 고물상과 같습니다.

    수백여 대 보관이 가능하지만, 장기 방치가 늘면서 실제 이용자가 세울 곳이 없다는 불만도 제기됩니다.

    [인터뷰-자전거 이용객]
    “(자전거를) 주차할 데가 없잖아요. 미관상 안 좋고⋯. (이렇게 방치되면) 다른 사람들 못 세우지. 오래된 것은 치워야죠. 치워야지. 수원 같은 곳은 (장기방치 자전거를) 무료로 나눠줘요. 무료로 타라고 줘요.”

    역을 이용하는 보행자와 운전자들도 지날 때마다 눈살을 찌푸립니다.

    보행자가 다녀야 할 곳을 자전거가 점령하면서 차도로 사람이 지나가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는 등 통행에 불편을 겪고, 미관 상도 좋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곽한수 택시기사]
    “저거 다 바람 빠진 거예요. 바람 빠진 건데 보기 안 좋지. 여기에 세워놓고 서울 분들이 잠금장치해서 타고 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근데 그걸 1년 넘게 놔두면···.”

    [인터뷰-보행자]
    “불편한 것 같아요. 자전거 넘어지면 본인이 손해 배상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자전거가 없으면 넘어질 위험도 없고, 찻길로 굳이 안 돌아가도 되고···.”

    관련 법에 의하면 10일 이상 동일 장소에 무단 방치된 자전거는 강제 처분 대상입니다.

    하지만 춘천시에 자전거 담당 공무원은 2명에 불과해 단속은 분기별 정도에 그칩니다.

    또 제때 수거가 이뤄지지 않은 폐‧방치 자전거는 재활용도 어려워 지난해 수거된 112대 중 62대만 학교에 기증되고 나머지는 폐기 처분됐습니다.

    양심까지 버려둔 이기심과 단속 부족으로 친환경 자전거가 장기 방치되면서 오히려 환경을 훼손하는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MS투데이 한재영(영상‧편집 이정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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