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 떨어지기 3초전’⋯춘천서 원폭 소재로 전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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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폭탄 떨어지기 3초전’⋯춘천서 원폭 소재로 전시·공연

    핵폭탄 소재로 한 문화예술 행사 잇따라
    한동국 개인전 ‘핵폭탄 떨어지기 3초전’
    히로시마 이후 다룬 연극 ‘아버지와 살면’

    • 입력 2023.08.03 00:01
    • 수정 2023.08.05 00:05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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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국 작가의 개인전 ‘핵폭탄 떨어지기 3초전’이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개나리미술관)
    한동국 작가의 개인전 ‘핵폭탄 떨어지기 3초전’이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개나리미술관)

    1945년 8월 6일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에 사상 최초의 원자폭탄을 투하했고 일본은 항복을 선언했다. 인류가 처음 경험한 핵폭탄 재앙은 현재까지도 전후무후한 공포를 전하고 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78년을 앞두고, 미디어의 관심이 뜨겁다. 원폭 개발을 주도한 물리학자를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는 오는 15일 광복절에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할리우드 영화 ‘바비’는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연상시키는 장면과 바비의 합성 사진에 영화 배급사가 호감을 표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춘천에서도 핵폭탄의 공포를 다룬 문화예술 행사들이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전시와 연극 등으로 표현 방법은 각기 다르지만 전쟁의 참상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말하고 있다.

    춘천 동내면 개나리미술관에서는 핵폭탄이 떨어지기 직전 풍경을 그린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한동국 작가의 개인전 ‘핵폭탄 떨어지기 3초전’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주제로 다룬다.

    작품을 보면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 위로 수상한 검은 물체가 떨어지고 있다. 핵폭탄이 떨어지기 3초 전의 풍경이다. 작가는 당연하게 느끼던 삶의 한복판에서 죽음의 순간을 맞닥뜨리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를 통해 죽음과 삶이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표현한다. 비상구를 향해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곧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라는 추측할 수 있다. 

     

    한동국 작 '개나리미술관' (사진=개나리미술관)
    한동국 작 '개나리미술관' (사진=개나리미술관)

    작가는 목탄을 단일 재료로 사용해 깊은 어둠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또 나무를 태운 화장(火葬)의 의미를 갖는 목탄으로 작품을 그리며, 행위 자체를 죽은 이에 대한 애도의 형태로 보고 있다. 

    정현경 개나리미술관 대표는 “작가는 죽음의 격렬한 상황이 아닌라 직전의 대비되는 삶의 풍경을 공존시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순간의 가치를 다시 새겨보게 한다”며 “목탄 그림의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 작가의 죽음에 대한 사유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프로덕션 도모는 오는 3일부터 전쟁의 참상을 다룬 ‘아버지와 살면’을 공연한다. (사진=문화프로덕션 도모)
    문화프로덕션 도모는 오는 3일부터 전쟁의 참상을 다룬 ‘아버지와 살면’을 공연한다. (사진=문화프로덕션 도모)

    핵폭탄 투하 이후의 삶을 다룬 연극도 무대에 오른다. 

    문화프로덕션 도모는 오는 3일부터 춘천 신동면 아트팩토리 봄에서 ‘아버지와 살면’을 공연한다. 

    일본 대표 극작가 이노우에 히사시의 희곡으로 국내 최초로 정식 저작권을 갖고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 2020년 초연 이후 서울 대학로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전국적으로 러브콜을 받은 작품이다. 춘천 관객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 은 11월에도 대구 초청 공연이 확정됐으며 일본 초청 공연도 논의되고 있다. 

    평생 반전과 반핵을 외친 이노우에 히사시의 대표작으로 1945년 일본의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이후 한 부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홀로 살아남은 딸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준다. 

    일본 작품이지만 핵폭탄에 대한 일본인의 감정이 강조되기보단 핵폭탄의 무서움만과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핵은 인류가 피해야할 마지막 보루임을 보여주며 전쟁 속에서 왜 살아야 하는지 인간 본질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진 왼쪽부터 ‘아버지와 살면’에 출연하는 김귀선, 원소연, 이현지, 김응형 배우. (사진=한승미 기자)
    사진 왼쪽부터 ‘아버지와 살면’에 출연하는 김귀선, 원소연, 이현지, 김응형 배우. (사진=한승미 기자)

    연극에는 초연 이후 30여회 가까이 무대에 오른 김귀선·원소연 배우와 김응형·이현지 배우가 더블캐스팅으로 무대에 오른다. 김귀선 배우는 “작품 속에서는 일본이 억울하다는 이야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고 오로지 핵폭탄의 무서움만 강조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가 간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전쟁을 겪은 인류의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원소연 배우는 “일본 분위기로 불편한 감정을 보이는 관객들도 있었지만 감상 이후에는 작품 주제에 공감하더라”며 “결국 끈끈한 부녀의 이야기와 핵에 대한 이야기만 남는다는 점이 작품의 힘인 것 같다”고 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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