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고 피 흘리는 사회의 단상⋯ “나의 불온한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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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고 피 흘리는 사회의 단상⋯ “나의 불온한 이웃”

    ‘Red: 나의 불온한 이웃’ 19일 개나리미술관 개막
    ‘세 가지 색’ 기획 두 번째 연작 전시, 20여점 전시
    오세경·정보경 2인전, 억눌리고 결핍된 욕망 재현

    • 입력 2023.07.20 00:00
    • 수정 2023.07.21 00:43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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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나리미술관이 기획한 ‘세 가지 색’ 연작전의 두 번째 전시 ‘Red: 나의 불온한 이웃’이 19일 개막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개나리미술관이 기획한 ‘세 가지 색’ 연작전의 두 번째 전시 ‘Red: 나의 불온한 이웃’이 19일 개막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개나리미술관이 ‘인간’을 화두로 마련한 기획전 ‘세 가지 색’의 두 번째 연작 전시가 19일 개막했다. 

    세 번에 걸쳐 진행되는 기획전은 ‘인간’을 방황하며 방향을 찾는가야 하는 단색의 존재로 정의하고 이를 블랙(Black), 레드(Red), 그린(Green) 세 가지 색으로 나눠 풀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레드’를 주제로 펼쳐진다. 

    ‘Red: 나의 불온한 이웃’을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에는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세경, 정보경 작가의 2인전으로 구성됐다. 전시에서는 100호 크기의 대형 인물화와 신작 등 유화와 아크릴 회화 20여점을 볼 수 있다. 활활 타는 불꽃이나 흘러내리는 체액 등 붉은 색이 강조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Red: 나의 불온한 이웃’에서는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세경, 정보경 작가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Red: 나의 불온한 이웃’에서는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세경, 정보경 작가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두 작가는 내재되어 있는 분노와 결핍을 직접적이고 공격적으로 표출하는 대신 다른 대상을 통해 이를 투영하고 있다. 강박적인 불안의 감정을 직시하면서도 애써 무시하려는 모습이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취업이나 결혼을 포기해야 하는 미래세대, 환경문제, 살인 범죄 등 사회와 시스템에 대한 분노가 담겼지만 가해자를 특정해 비판하기보다 간접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가깝고도 먼 이웃들을 화폭에 부르고 이들의 모습을 통해 사회를 비춘다. 

    시각적인 언어로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오 작가는 사회와 개인의 불화에서 나오는 분노를 서사적으로 재현하고 정보경 작가는 무의식의 강박을 강한 색채의 인물화로 표출한다. 작업 방식도 차이가 있다. 오 작가는 특정되지 않은 인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반면 정 작가는 특정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찰나의 감정을 포착해 거칠게 표현한다.

    정현경 개나리미술관장은 “부조리한 단상과 억눌리고 결핍된 욕망의 그늘은 두 작가에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이름 없는 유령과 같다”며 “고요해 보이지만 격렬하고 불온한 두 작가 안에 숨겨진 유령들을 마주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춘천 거두리 개나리미술관에서 진행된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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