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한파에 떠는 독거노인⋯고독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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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한파에 떠는 독거노인⋯고독사 ‘빨간불’

    강원지역 최근 5년간 고독사 467건 발생
    2021년 110건 중 절반이 60대 이상 노인
    또한 독거노인 구급활동 12월 가장 많아
    “취약층, 정신적 고립과 우울감 풀어줘야”

    • 입력 2022.12.22 00:00
    • 수정 2022.12.22 11:00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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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에서는 110건의 고독사가 발생했다. 이중 절반인 55건이 60대 이상에서 발생해 고령층의 고독사 예방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진은 김모씨가 거주하는 집. (사진=서충식 기자)

    #춘천 후평동에서 홀로 사는 김모(81)씨는 일주일에 3번 이상 사회복지사로부터 안부 전화를 받는다.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이 겨울에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씨는 매달 받은 50여만원의 생계급여와 복지관의 생활물품 지원을 받고 있지만, 치솟는 난방비 및 물가 때문에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 김씨는 이야기 내내 “이러다 혼자 죽는 거지”라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최근 갑작스럽게 찾아온 폭설과 한파로 소외계층이 험난한 겨울을 보내는 가운데 강원지역 고독사 발생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2021년 5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고독사는 467건이다. 특히 2017년 67건, 2018년 90건, 2019년 102건, 2020년 98건, 2021년 110건 등 연평균 13.2%씩 증가해 제주(38.4%)와 대전(23%)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고독사 증가율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고령층의 고독사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노인들은 이웃 간의 교류나 친인척, 지인과의 만남이 자유롭지 못해 하루 대부분 시간을 집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폭설과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에는 외출이 더욱 제한적이기에 고립 상황에 놓이게 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도내 고독사 110건 중 55명(50%)가 60대 이상 노인에게서 발생했다. 이외에도 강원도소방본부가 2021년 독거노인 고독사와 관련해 12월에 연중 가장 많은 27건 구급활동을 펼쳤다.

    고숙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독거노인과 같은 고독사 취약군에게 물리적 고립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립과 우울감도 풀어줘야 한다”며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이들에게 상담 기회를 자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3월까지 고독사 예방·관리를 위한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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