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안 통해요”⋯학업 포기하는 도내 유학생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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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안 통해요”⋯학업 포기하는 도내 유학생 속출

    지난해 강원지역 외국인 유학생 10.9% 중도탈락
    2019년 6.7%, 2020년 7.9% 등 매년 증가 추세
    대학들 유치만 신경 써 유학생 학업능력 확인 뒷전
    “질적인 한국어 구사 능력 및 학업 의욕 파악해야”

    • 입력 2022.11.01 00:00
    • 수정 2022.11.02 01:56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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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지역 외국인 유학생의 중도탈락률이 2019년 6.7%, 2020년 7.9%, 2021년 10.9%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강원지역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률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외국인 유학생 10명 중 1명은 학업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지역 일반대·전문대 16곳에서 재적 중인 외국인 유학생 2096명 중 229명이 학업을 포기하며 10.9%의 중도탈락률을 기록했다. 2019년 6.7%를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7.9%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도내에서 중도탈락한 외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이 늘어난 대학은 원주 소재의 경동대학교다. 이 대학은 2020년 531명 중 31명(5.8%)에서 지난해 451명 중 94명(20.8%)으로 급증했다. 반면 2019년 89명, 2020년 71명 등 2년간 도내에서 중도탈락 외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았던 춘천 소재 한림대학교는 지난해 13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한림대는 어학연수생의 높은 이탈률로 지난해 비자발급 제한 대학이 된 것이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민형배 국회의원은 이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민 의원이 교육부와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외국인 유학생 16만4070명 중 1만335명이 학업을 중도포기했고, 이 중 67.2%에 해당하는 6947명이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2833명, 2020년 4692명 등 매년 1000명 이상 증가하고 있다.

    도내 한 대학교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법체류 문제는 어학연수 및 비학위 과정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편이어서 중도탈락률을 불법체류와 직접 연결 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사과정 중인 유학생들은 주로 언어 문제로 적응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하고서는 본인 나라로 귀국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을 도중에 그만둔 이유로 언어를 꼽는다. 현재 많은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난의 해결 방안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는 힘을 쓰지만, 유치 자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학생의 학업능력 여부 확인은 뒷전인 상황이다.

    몽골 출신의 도내 대학교 유학생 A(26)씨는 “지방 대학교 유학생은 영어를 쓰지 않는 아시아권 출신이 많다. 그러다 보니 여전히 언어 문제 때문에 공부를 그만두거나 다른 대학교로 편입을 고민하는 유학생이 있다”고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학생들의 기본적 학업능력이 고루 뒷받침돼야 대학교육이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 유학생 선발 및 관리를 위해 언어능력 시험 점수 외에도 실질적인 한국어 구사 능력을 평가하고, 면접 및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학업에 대한 의욕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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