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쓰레기] 하.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산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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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되는 쓰레기] 하.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산업이 되다

    자원순환, 제로 웨이스트 등 환경 산업 부상
    지역 중심·사회적 경제 모델 접목한 춘천기업
    플라스틱 수거기에 분쇄 기술 적용해 차별화
    지역 맞춤형 자원 순환 체계 확립·확장 꿈꿔

    • 입력 2022.02.21 00:01
    • 수정 2022.02.28 14:32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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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지난해 연말 한국형 순환경제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의 골자는 △생산·유통 단계에서의 자원 순환성 강화 △친환경 소비 촉진 △폐자원 재활용 확대 △안정적 처리체계 확립 등으로,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의지가 담겼다.

    이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만큼 ‘제로 웨이스트’를 전면에 내세운 재활용 자원 관련 산업은 가장 뜨거운 업종으로 주목받는다.

    춘천에서도 자원순환 사회를 꿈꾸는 소셜 벤처 창업가들이 치열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쓰레기는 ‘새 활용’ 자원
    환경 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춘천 ‘바라임팩트’의 확고한 믿음은 ‘쓰레기는 돈이 된다’는 사실이다.

    가정에서 배출된 폐기물을 제대로 수거하고 자원화하면 순환경제를 실현해낼 수 있다는 포부다. 바라(BARA)는 ‘창조’라는 뜻을 가진 고대 히브리어다. 폐기물에 새로운 가치를 담아내 재창조해내는 바라임팩트의 행보가 기업명에 그대로 담겨있다.

     

    춘천 퇴계농공단지에 자리잡은 폐기물 자원 순환 R&D 전문기업 '바라임팩트' 로고. (사진=바라임팩트)
    춘천 퇴계농공단지에 자리잡은 폐기물 자원 순환 R&D 전문기업 '바라임팩트' 로고. (사진=바라임팩트)

    폐기물 자원순환을 선도하는 R&D 전문기업을 내세운 바라임팩트(대표 강인곤)는 지난 2019년 창업 후 현재 춘천 퇴계농공단지에 자리를 잡았다. 도시 환경 문제 해결을 통해 선순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임팩트 기술을 개발하는 소셜 벤처다.

    창업 초기에는 세라믹 기술에 ‘업사이클링’을 접목했지만, 지난 2020년부터 플라스틱에 중심을 두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바라임팩트는 플라스틱 무인 수거장치 ‘플라코’(PlaCo)와 주민 자치형 사회적 경제 모델을 접목한 자원 선순환 플랫폼을 선보인다.

    가정에서 투명 페트병을 별도 분리해 배출해도 수집·운반 과정에서 다른 폐플라스틱과 혼합수거 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품질 좋은 자원을 별도로 수거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바라임팩트의 플라스틱 무인 수거기 플라코를 통해 분쇄된 투명 페트병 플레이크. (사진=바라임팩트)
    바라임팩트의 플라스틱 무인 수거기 플라코를 통해 분쇄된 투명 페트병 플레이크. (사진=바라임팩트)

    플라코는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해 투입과 포인트 전환절차를 간소화한 투명 페트병 수거기다. 사용자의 투입 즉시 플라스틱을 파쇄하는 플레이크화 기능도 도입, 수거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운반을 위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재는 PET 소재에 중심을 뒀지만 향후 PE, PP, ABS 등 다른 플라스틱 소재로 확장할 수 있다.

    ▶지역이 중심이 된 자원 선순환 시스템
    바라임팩트의 사업 모델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성공회대학교에서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을 전공해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강인곤 대표의 철학이 담긴 지역형 자원순환 시스템이다.

    ICT 기술을 접목한 폐기물 수거·선별·새 활용 전 과정은 지역 주민과 로컬 사회적 경제 기업이 주도한다. 이는 지역 내에서 폐기물을 자원화해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아이디어다. 수거된 플라스틱은 지역 내 원료가 필요한 기업에 판매하거나 로컬 예술가와 협업한 조형물, 벤치 등 공공재 제작의 원료가 될 수 있다.

    강인곤 대표는 춘천지역 작가와 발달장애인을 연계한 협업 프로젝트로 재생원료를 이용한 공예품 작업도 준비 중이다.

    주민들이 플라스틱 수거 주체로 역할 한다면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현재 경기 광명·시흥, 경남 창원,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에서 관심을 보여 바라임팩트와 지역 맞춤형 자원순환 모델 구축을 협의 중이다. 내달 중 서울 은평구 불광2동에 무인 수거장치를 설치한다. 앞으로 도시재생 마을에 무인 수거장치를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기술 연구를 위한 플라스틱으로 가득 쌓여있는 바라임팩트 사무실 모습. (사진=권소담 기자)
    기술 연구를 위한 플라스틱으로 가득 쌓여있는 바라임팩트 사무실 모습. (사진=권소담 기자)

    바라임팩트는 또 커피 찌꺼기와 음식물 쓰레기 등을 퇴비화해 친환경 비료로 만드는 기술을 확보하고 상업화를 위한 준비에도 나섰다.

    강인곤 바라임팩트 대표는 “소셜 벤처는 단순히 기술과 상품만 판매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며 “폐기물 처리 과정과 그에 얽힌 시스템에 관한 본질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지역 내에서 수거, 선별돼 재생원료로 산업에 다시 활용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종(異種) 기업 손잡고 ESG 협업
    분야가 다른 기업들이 자원순환에 관심을 두고 협업에 나선 사례도 있다.

    춘천 숨나라와 횡성에 있는 주신글로벌테크는 지난달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과 업사이클을 위한 전략적 ESG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숨나라(대표 조혜근)는 브랜드 구축, NFT·메타버스 솔루션 개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연계 등 온·오프라인 비즈니스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상생 협력 구조를 구축하는 창업기업이다.

    또 주신글로벌테크(대표 장길남)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사출성형장치 기술을 개발해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여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는 소셜 벤처기업이다. 이 기업은 플라스틱 리사이클·업사이클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투명 페트병을 소재별로 수거하는 장치를 판매하고 있다.

     

    춘천 숨나라(대표 조혜근)와 횡성 주신글로벌테크(대표 장길남)는 지난달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 및 업사이클을 위한 전략적 ESG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주신글로벌테크)
    춘천 숨나라(대표 조혜근)와 횡성 주신글로벌테크(대표 장길남)는 지난달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 및 업사이클을 위한 전략적 ESG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주신글로벌테크)

    두 기업은 이번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향후 폐플라스틱 처리 과정에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사업화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은 MZ세대가 자발적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혜근 숨나라 대표는 “이번 협업으로 환경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강원지역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

    ▶[미니해설] 업사이클링(Upcycling)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우리말로 풀면 ‘새활용’이다. 버려지는 물건에 새로운 디자인이나 아이디어, 기술 등을 접목해 더 가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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