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내륙 거점도시] 하. 사통팔달 춘천 실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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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내륙 거점도시] 하. 사통팔달 춘천 실현될까

    ‘서울~춘천’ 30분··· GTX-B 노선 연장 근거 생겼다
    “정치력 뒷받침돼야 연장 가능성 높아져” 주장도
    ‘원주~춘천~철원’ 영서내륙철 현실화 가능성↑
    GTX-B·영서내륙철도, 부동산·관광업계엔 호재

    • 입력 2022.02.02 00:02
    • 수정 2022.03.02 09:53
    • 기자명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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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와 춘천시가 북방경제시대에 대비해 물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통팔달 광역교통망 구축 계획을 짜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지자체는 관계기관에 협조를 구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고, 정치권도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비해 관련 공약을 속속 내걸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은 멀고도 험하다. 제2경춘국도와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확정됐지만, 아직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춘천 연장과 ‘원주~춘천~철원’ 영서내륙철도가 가능성으로만 남아 있다. GTX가 비수도권의 수도권화를 위한 교두보로 떠오른 상황에서 서울과 지방의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갈수록 좁혀지는 오늘날 자칫 춘천만 배제될 수 있다. 강원도 순환철도 시대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영서내륙철도 사업은 아직 한 번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적이 없다.

    GTX는 정부가 서울의 인구집중을 분산시키기 위해 도입하는 광역철도다. A노선(경기도 파주 운정∼화성 동탄), B노선(인천 송도∼경기도 남양주 마석), C노선(경기도 양주∼수원), D노선(경기도 김포~부천) 4개 노선으로 나눠진다. D노선을 제외한 3개 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춘천은 B노선에 주목하고 있다. 총 사업비 5조7351억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송도에서 마석까지 잇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마석에서 경춘선·ITX-청춘 노선을 활용해 춘천까지 종착지를 연장하면 춘천이 수도권 위성도시로 편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TX-B 춘천 연장, 근거는 마련됐다··· 문제는 정치력

    1일 MS투데이 취재결과, 춘천시와 가평군은 GTX-B 노선 연장을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준비하면서 광역철도 기준 관련 법의 조기 개정을 촉구할 계획이다.

    박순무 춘천시 도로과장은 “현재는 결정권자인 국토교통부에 GTX-B 연장을 요청하기 위한 당위성을 마련하는 단계”라며 “가평군과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비를 함께 부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TX 노선도. (그래픽=MS투데이 DB)
    GTX 노선도. (그래픽=MS투데이 DB)

    GTX-B 춘천 연장은 지역 정치권의 핵심 사안이다. 2020년 4·15총선을 앞두고 허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처음 공약으로 내세우며 가시화됐다. 지난해 하반기 강원도의회와 춘천시의회가 불을 지폈고, 최근에는 춘천시장 입후보 예정자들과 윤석열 대선후보의 공약으로 거론됐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GTX-B 춘천 연장을 위한 관건은 결국 정치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춘천이 광역권 범위 밖에 있는 만큼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의 영향력과 행정력 없이는 실현이 어렵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뜻이 맞아야 원활한 추진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연장 근거를 포함한 광역철도 지정 기준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지역 차원의 노력이 각별히 요구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토부가 지난해 12월 GTX-B 춘천 연장 근거가 담긴 ‘광역철도 기준 개선안’을 발표한 점이다. 수도권 중심지를 기존 서울시청, 강남역에서 서울역, 청량리역, 삼성역, 인천시청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또한 현행 권역별 중심지 반경을 40㎞에서 50㎞로 늘리고, 시·종점~중심지 간 통행시간을 60분 이내(표정속도 기준)로 변경했다. 춘천역과 수도권 인접역인 청량리역은 ITX-청춘으로도 60분 안에 주파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춘천은 서울 중심지(서울시청 또는 강남역)로부터 40㎞ 이상 떨어져 있어 광역철도 연결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100%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광역교통법상 대구권에 포함되지 않았던 경북 구미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구권 광역철도’ 기점역으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춘천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진 최성현 전 강원도의원은 “윤석열 대선후보가 GTX-B 춘천 연장 공약을 발표했기 때문에 정권교체와 시정교체가 동시에 이뤄진다면 그만큼 가능성이 커진다”며 “서로 반대되는 당이 집권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원지역 순환철도 마지막 퍼즐 ‘원주~춘천~철원 영서내륙철도’

    오랫동안 강원도 영서권의 바람으로만 머물렀던 영서내륙철도의 실현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달 초 강릉과 고성 제진을 잇는 ‘동해북부선(2027년 개통)’이 착공되면서 ‘강릉선 KTX’, 동서고속화철도와 함께 역디귿자형 철도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서내륙철도로 불리는 원주~춘천~철원 철도 노선까지 확정되면 마지막 단절구간이 이어지면서 강원도 순환철도망을 완성할 수 있게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춘천시 인구는 28만8322명, 원주시는 35만7757명에 달한다. 춘천과 원주 주변에 있는 횡성군 4만6481명과 홍천군 6만8365명, 철원군 4만3340명을 합하면 총 80만4265명이다. 영서내륙철도가 이어지면 강원도 18개 시군의 전체 인구 153만8492명 중 절반을 넘어서는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영서내륙철도는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추가검토사업으로 선정됐으나, 진전이 없었다. 지난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또다시 추가검토사업으로 올랐다. 3차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용문~홍천 철도’가 신규추진 사업으로 반영된 것이다. 원주~홍천 철도의 홍천역을 정차역으로 두고, 춘천과 철원까지 노선을 연장한다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계획도에 영서내륙철도(빨간선)를 추가한 그래픽. (그래픽=박수현 기자)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계획도에 영서내륙철도(빨간선)를 추가한 그래픽. (그래픽=박수현 기자)

    ▶GTX-B·영서내륙철도, 춘천 부동산·관광업계엔 호재

    GTX-B와 영서내륙철도는 춘천의 부동산·관광업계에도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신선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원지부장은 “아무래도 철도나 도로가 확정되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며 “길이 생기면 그 자리에 건물이 들어오고, 활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관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교통이 좋아지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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