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요소수 품귀 현상…디젤 차주·물류 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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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요소수 품귀 현상…디젤 차주·물류 업계 '비상'

    중국 발 수출 제한, 춘천지역 주유소 요소수 "품귀"
    품귀 현상 지속, 기존 가격의 10배 웃돈 붙여 판매
    디젤 차량, 지역 내 택배·화물 등 물류 업계 직격탄

    • 입력 2021.11.04 00:01
    • 수정 2021.11.06 05:35
    • 기자명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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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소수 판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저희도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디젤 차량 운행에 필수적인 ‘요소수’ 품귀현상이 춘천지역을 덮치면서 운전자들은 물론 물류 업계까지 비상이 걸렸다.

     

    춘천 시내 대부분의 주유소에서는 품귀 현상으로 요소수를 판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사진=정원일 기자)
    춘천 시내 대부분의 주유소에서는 품귀 현상으로 요소수를 판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사진=정원일 기자)

    3일 MS투데이가 춘천 시내 주유소 7곳에 요소수 구매가 가능한지 문의한 결과, 모두 품절 상태라는 답변을 받았다. 향후 요소수 공급에 대해서도 주유소 관계자들은 “언제 들어올지는 미지수”라고 입을 모았다.

    춘천 후평동의 한 주유소는 요소수를 구할 수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달 20일부터 요소수가 모두 동났다”며 “주문을 넣었지만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주유소 관계자도 “춘천 전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요소수 구매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데 앞으로 3~4개월 정도는 요소수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요소수는 디젤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 작동에 필수적인 품목이다. 요소수를 제때 넣지 않으면 차량의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출력이 저하돼 사실상 운행이 불가능해진다.

    요소수 품귀 배경에는 중국의 석탄 공급난에 있다는 분석이다. 요소수의 필수 원료인 요소는 석탄을 이용해 제조되는데, 최근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을 선언하면서 자국 수요를 위해 요소의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당장 요소수가 없다고 SCR를 제거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는 대기환경 보전법 제91조에 따라 SCR를 무단으로 탈거·훼손하면 징역 1년 이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이는 발암물질일 뿐 아니라 대기오염의 주범인 질소산화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당장 출근에 지장이 생기게 된 시민들은 직접 요소수 찾기에 나서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춘천지역 내 차량 동호회와 맘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춘천 시내 요소수를 판매하는 곳을 알려 달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지역 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소수를 구하는 시민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역 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소수를 구하는 시민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특히 소형 트럭 등을 이용해 용달, 택배를 생업으로 삼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은 요소수 가격 폭등으로 운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강원용달화물조합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요즘 도내 개인 용달을 하는 사업자들로부터 운행에 필요한 요소수를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폭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화가 많이 오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역 내 요소수 품귀현상이 현실화되면서 많게는 10배의 웃돈을 얹어 판매하겠다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본지가 지역 기반 중고 거래 플랫폼을 검색한 결과, 춘천지역 기준 요소수 10ℓ를 9~1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요소수가 10ℓ당 1만원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배 넘는 웃돈이 붙여진 셈이다.

     

    춘천지역에서 요소수가 기존 가격의 10배 가까운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사진=당근마켓 갈무리)
    춘천지역에서 요소수가 기존 가격의 10배 가까운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사진=당근마켓 갈무리)

    일각에서는 요소수 품귀현상이 ‘물류 대란’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형 화물차량의 경우 장거리를 운행해야 하는 특성상 디젤 차량의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대형 화물차 특성상 디젤 승용차 대비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아 더 많은 양의 요소수가 필요하다.

    화물업계에서는 당장 비축분으로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요소수 수급난을 극복할 해법은 없는 상황이다.

    강원도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관계자는 “도내 요소수 수급에 대해 국토부와 협의 중이지만 뾰족한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일부 화물 업체에서는 급한 대로 비축분을 나누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원일 기자 one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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