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아파트 일부 얌체 입주민들이 창문 밖으로 쓰레기 무단투기에 나서면서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춘천의 A 아파트에서는 지난 8일 입주민이 하늘에서 떨어진 오물을 뒤집어쓰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한 입주민이 화단 옆 인도를 걸어가던 중 아파트 상층부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상한 과일에 어깨를 맞은 사고였다.
피해자 B(55·온의동) 씨는 본지에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상한 과일로 역한 냄새가 나 매우 화가 났다”며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는데, 아파트에서 이런 식으로 쓰레기를 창문 밖으로 던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제보했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주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상한 키위 등 음식물 쓰레기가 하늘에서 떨어져 지나가던 입주민이 맞을 뻔한 사건이었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같은 장소에 비슷한 종류(상한 과일)의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는 만큼 동일인물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종종 아파트 창문 밖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지만, CCTV에 촬영되지 않는 장소인 만큼 현실적으로 적발이 쉽지 않다”며 “주방 쪽 창문 방향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 소량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 귀찮아 창문 밖 화단으로 버리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순찰을 강화하고 안내문과 안내방송을 통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다른 아파트에서는 창문 밖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입주민의 옷이 손상되는 일도 발생했다.
이 아파트 입주민 C(49·근화동) 씨는 “주말에 캠핑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갑자기 무엇인가가 하늘에서 떨어졌다”며 곧 타는 냄새가 나서 재킷을 벗어보니 모자 속에 불이 붙은 담배꽁초가 들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내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고가의 아웃도어 재킷인데 모자에 구멍이 나 너무 화가 났다”며 “범인을 꼭 잡아 처벌받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C 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파트 창문 밖 쓰레기 투척 사건은 CCTV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범인을 잡기 어렵다”는 말과 “관리사무소를 통해 조사해보라”는 답변만 받았다. 관리사무소 측 역시 “CCTV에 버리는 모습이 촬영되지 않으면 범인을 찾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와 같은 아파트 창문 밖 쓰레기 무단투기는 일부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MS투데이가 인근의 아파트 10여곳을 둘러 본 결과 대부분의 아파트 게시판에는 ‘창문 밖으로 쓰레기 또는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는 아파트 창문 밖 ‘나 몰라’ 쓰레기 무단투척이 춘천의 흔한 일상임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