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춘천 택시 새로운 변화인가,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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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T’ 춘천 택시 새로운 변화인가, 위기인가

    개인택시조합, 카카오T 블루 가맹자 제명 결의
    "카카오T가 콜 시장 80% 점유해 불가피" 항변
    독과점, 선별적 회원가입 등 불공정 경쟁 우려
    개인 콜택시는 T머니 온다와 손잡고 대응 모색

    • 입력 2021.08.20 00:01
    • 수정 2021.08.22 00:23
    • 기자명 남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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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춘천지역 개인택시조합이 ‘카카오T 블루’에 가맹한 일부 조합원의 제명을 결정하면서, 택시업계가 내홍을 겪고 있다.

    MS투데이 취재 결과, 강원도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춘천지부(이하 개인택시조합)는 지난 13일 조합 회의실에서 이사회 회의를 열고 ‘카카오T 블루’ 가맹 기사들에 대한 제명을 논의했다. 이사회는 해당 기사들이 제출한 소명서를 검토 후, 9월 중 제명 여부를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앞서 개인택시조합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카카오T 블루’ 가맹 기사들에 대한 제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조합원 84%가 해당 기사들의 제명에 찬성했다. 이 같은 근거로 제명 결정은 철회되지 않을 전망이다.

     

    춘천 개입택시조합이 '카카오T 블루'에 가맹한 조합원들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그래픽=남주현 기자)
    춘천 개입택시조합이 '카카오T 블루'에 가맹한 조합원들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그래픽=남주현 기자)

    현재 춘천에는 1007대의 개인택시가 운행 중이다.

    이중 ‘카카오T 블루’에 가맹한 개인택시는 모두 27대다. 또 10여 대의 개인택시가 가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맹 택시들은 조합의 제명이 최종 결정되면 생업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하루종일 운행하는 택시의 특성상 조합원 공제가 아니면 보험 가입이 쉽지 않거나 보험료가 비싸지기 때문이다. 또 교통사고 처리와 같은 조합 제공 서비스도 기대하기 어렵다.

    ‘카카오T 블루’에 가맹한 기사들은 카카오T가 택시 콜(호출) 시장의 80%를 장악한 상황에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변화라는 입장이다.

    춘천 ‘카카오T 블루’ 택시 연합 정의건 회장은 “이제는 택시기사들이 고객이 원하는 방향을 생각해 변화해야 한다”라며 “언제까지 탑승객을 찾아 거리를 돌거나 대기만 하고 있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고객의 평가가 바로 기사에게 전달되는 카카오T의 장점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고객의 만족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기사들의 소득이 올라가고 더이상 고객을 찾아 길거리를 헤매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시민들의 카카오T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강원대학교에 재학 중인 사지현(23·남양주 평내동) 씨는 “출발지와 목적지를 앱에 바로 입력할 수 있고, 자동결제시스템 등의 편리함 때문에 카카오T를 주로 이용한다”라며 “기존 택시는 내부가 더럽거나 담배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카카오T는 항상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춘천여자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통학을 위해 카카오T를 자주 이용한다는 이지수(46·석사동) 씨도 “자녀의 통학시간에 맞춰 쉽게 택시를 부를 수 있고 승·하차 여부와 시간도 앱을 통해 알 수 있어 좀 더 안전한 느낌도 든다”라고 밝혔다.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반면 개인택시조합은 카카오T가 대기업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골목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카카오T 블루’ 가맹 조합원에 대한 제명 조치 역시 불공정 배차와 수수료 인상 등 플랫폼 택시의 독과점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카카오T는 최근 호출비를 5000원까지 인상하려다, 택시업계의 반발에 막혀 철회하는 등 독과점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수수료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카카오T 블루의 수수료는 20%다. 이 중 15%는 택시에 부착하는 광고비로 기사에게 돌려주고 있다. 이런 이유로 현재 수수료는 5% 수준이지만 택시업계 구성원들은 이 광고비 정책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이 수수료가 카카오T를 통해 탑승한 고객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가맹 택시의 모든 매출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해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호출이 아닌 일반도로에서 일반 승객을 태워도 수수료를 내야 하는 구조다.

    지역 개인택시 중 일부만을 가맹 받는 선별적 회원관리 정책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가맹 기사들에게 안정적인 호출 수를 보장해주기 위한 정책이지만, 비가맹 기사들과의 불공정 배차 논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으로 현재 도내에서는 춘천만이 유일하게 ‘카카오T 블루’ 가맹이 이루어지고 있다. 원주시에서는 30여 대의 개인택시들이 가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강릉시와 속초시 등 대부분 지자체의 경우 지역 택시조합을 중심으로 가맹을 금지하고 있다.

    카카오T에 맞서기 위해 춘천 개인택시조합은 대대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개인택시조합은 기존 스마일 콜 이외에 ‘T머니 온다’와의 업무제휴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휴가 마무리되면 카카오T의 장점인 경로와 예상 요금 안내, 선결제 등 대부분 편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예상 도입 시기는 9월 중으로 알려졌다.

    최배철 개인택시조합 춘천지부장은 “춘천 개인택시조합원들도 승객의 편의를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라며 “조합원들을 보호하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택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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