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멍이냥이 천국의 그늘…'지옥의 도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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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멍이냥이 천국의 그늘…'지옥의 도살장'

    • 입력 2020.11.30 00:01
    • 수정 2021.05.12 11:18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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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청 전경.(사진=MS투데이 DB)
    춘천시청 전경.(사진=MS투데이 DB)

    반려동물 관련 인프라 구축과 관련 산업 기반 조성으로 반려동물의 '성지'를 만들겠다는 춘천시가 최근 지역 불법 개도살장을 잇따라 적발, 폐·전업 유도에 나서고 있다.

    27일 춘천시와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최근 춘천지역의 한 도살장에서 충격적인 개 도살을 자행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받고 조치에 나섰다. 해당 도살장은 지난 10월 춘천시가 이미 고발조치한 곳으로 내년까지 폐업유도를 하고 있던 중 추가로 제보가 들어왔다.
     

    춘천시와 동물자유연대가 최근 적발한 춘천지역의 한 불법 도살장에서 황구 한마리가 불법 전기도살 방법으로 학대당해 시체로 발견됐다.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춘천시와 동물자유연대가 최근 적발한 춘천지역의 한 불법 도살장에서 황구 한마리가 불법 전기도살 방법으로 학대당해 시체로 발견됐다.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첨부된 사진에는 황구 한 마리가 입에 전기 도살봉이 물린 채 싸늘한 사체로 변해있었다. 입 주변은 잔혹한 도살 흔적으로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또 다른 흑염소는 전기봉에 다리가 꺾여 바닥에 고꾸라져 있었다.

    허가받지 않은 도살장에서 염소와 같은 가축을 도살할 경우 축산물 위생관리법 상 명백한 불법이다. 또 전기봉을 이용한 개 도살 또한 사법부에서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잔인한 도살 방법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이기도 하다.

    동물자유연대는 해당 도살장에 대한 추가고발을 지난달 23일 진행했다.
     

    최근 춘천시와 동물자유연대가 적발한 춘천지역 한 불법 도살장에서 흑염소 한마리가 전기봉에 다리가 꺾여 바닥에 고꾸라져 있다.(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최근 춘천시와 동물자유연대가 적발한 춘천지역 한 불법 도살장에서 흑염소 한마리가 전기봉에 다리가 꺾여 바닥에 고꾸라져 있다.(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춘천시는 내년까지 지역의 불법 개 도살장을 모두 폐·전업 시킨다는 목적으로 동물자유연대와의 공조를 통해 △춘천시 개 도살장 전수조사 진행 △해당 개 도살장 고발과 지속적인 현장 모니터링 △피학대 동물 구조와 보호 예산수립 근거 마련을 위한 시 조례 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최근 전수조사 결과, 지역내에서 6개 업체가 적발됐으며 춘천시의 압박과 자진폐업 유도에 따라 2개 도살장이 폐쇄를 결정했다. 불법 개 도살행위의 경우 축산물 위생관리법이나 최근 판례에 따라 처벌이 가능하지만 도살장의 경우 인·허가제가 아니라 강제폐업이 불가능하다.

    이에 춘천시가 불법 개 도살장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해당 업자들을 상대로 폐·전업을 유도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유일하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최근 춘천시의 움직임은 변화하는 사회적 흐름에 발맞춰 개도살 철폐를 향한 적극적이고 단호한 결단"이라며 "춘천시의 전향적 결단이 모호한 법 규정과 소극 행정으로 인해 전국 곳곳 음지에서 횡행하는 개 도살장을 폐쇄하, 끔찍한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삶을 마감할 수 밖에 없는 무수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신호탄이 돼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운수 춘천시동물보호센터 동물복지담당은 "현행법 상 강제폐업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업자들에게 폐업할 것을 권고하거나 전업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불법 개 도살장을 모두 없애 춘천이 반려동물 성지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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